고령 운전자 사고 증가 속 ‘면허 반납’ 제자리 작년 교통사고 중 70세 이상 비율 광주 9.5%·전남 22.8% 전남 최근 3년 반납률 2%대…“이동 불편 해소 방안 절실” 안태호 기자

2023년 06월 14일(수) 21:01

사진=아이클릭아트

광주·전남 고령 운전자가 해마다 늘고 있는 가운데 고령 운전자로 인한 교통사고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시행 중인 ‘고령자 운전면허 반납 사업’은 수년째 제자리걸음으로, 이동권 불편 해소 등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4일 광주·전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광주·전남지역 70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는 최근 3년 2020년 12만9천370명, 2021년 13만7천648명, 2022년 14만8천385명으로 매년 1만여명씩 꾸준히 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지역 70세 이상 운전자로 인한 사고 비율도 증가하는 추세다.

광주지역 전체 교통사고 중 고령 운전자로 인한 사고는 2020년 7.8%(7천718건 중 607건), 2021년 8.3%(7천543건 중 632건), 2022년 9.5%(7천122건 중 680건)로 해마다 1%가량 늘고 있다.

전남은 고령인구가 많은 만큼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최근 3년 전남지역 전체 교통사고 중 고령 운전자 사고는 2020년 19.9%(9천816건 중 1천957건), 2021년 21.9%(8천685건 중 1천910건), 2022년 22.8%(8천335건 중 1천905건)로 사고 10건 중 2건이 고령 운전자로 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 운전자로 인한 사고 발생을 막기 위해 지자체들은 2018년 부산시를 시작으로 교통안전 증진 조례(65세 이상) 등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고령 운전자의 면허증 자진반납을 유도하고 있다.

광주·전남도 지난 2019년부터 반납 나이를 만 70세로 정하고 예산 확보와 행정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광주는 반납자에게 10만원 상당의 선지급 교통카드를 지급하고, 전남은 몇 지역을 제외하고는 20-50만원 상당의 지역 상품권 또는 선불카드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보상은 일회성인 데다 면허를 반납한 고령 운전자들이 이동 편리를 포기할 만큼의 대가로는 턱없이 부족해 효과적인 유인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3년 전남지역 고령자 면허 반납률 평균은 2.84%에 그치고 있고 광주경찰청은 시행연도부터 2021년까지 반납 데이터 자체가 없다. 다만, 지난해 반납률은 11.7%라고 광주경찰청은 밝혔다.

목포시 용해동에 거주하는 김현숙(64·여)씨는 “몇 십년간 운전해온 사람들이 교통카드 하나 준다고 면허를 반납하겠느냐”며 “이동수단에 불편함 없이 자유롭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실질적 혜택 마련이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해외 국가들은 고령 운전자의 안전운전 유도를 위해 다양한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일정 연령 이상이 되면 운전 능력을 증명해야 하고 운전 가능한 장소·시간을 제한하는 등의 방법을 도입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파악하고 정부도 고령 운전자 사고 방지를 위해 ‘조건부 운전면허 제도’ 연구를 진행 중이다. 관련 연구가 마무리되면 충분한 의견 수렴과 공청회 등을 거쳐 세부 내용을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류혜정 도로교통공단 광주전남지부 교수는 “광주·전남은 도서 및 외곽지역에서 운전면허 반납 시 이동이 불편해 소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때문에 면허 반납 후 이동권 불편 문제가 해소되면 반납률이 높아지고 고령자로 인한 교통사고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안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