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공연 수요 급증 기승 부리는 ‘암표상’ 온라인 신고 최근 3년 새 12배 가까이 급증 ‘싸이 흠뻑쇼’ 웃돈 판매 게시글 속속 등장 설문 응답자 84% “강력한 처벌 필요” 지적 양시원 기자

2023년 06월 15일(목) 20:37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엔데믹을 맞아 각종 공연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기존 티켓 값에 웃돈을 받고 판매하는 ‘암표상’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적게는 1만원부터 해외 유명가수 공연의 경우 수백만원까지 얹어 파는 행위가 횡행하면서 불법 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5일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온라인 암표 신고 건수는 2020년 359건에서 2021년 785건, 지난해 4천224건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최근 3년 사이 12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최근 온라인 앱에서도 암표 판매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날 지역 생활 커뮤니티·중고거래 어플리케이션 ‘당근마켓’에서 북구 일곡동을 위치지정 후 ‘싸이 흠뻑쇼’를 검색하니 ‘여수 SR석 연석 판매’, ‘나구역 5XX번대 판매’ 등 10개가 넘는 게시물이 표출됐다. 광주 인근에서 개최되는 여수 공연을 제외하고도 수원·대구 등 전국 각지에서 개최되는 행사 티켓 판매 게시물도 눈에 띄었다. 이들이 판매·양도하는 티켓 값은 기존 공식 판매처에서 판매하는 가격보다 적게는 1-2만원, 로열석에 연속된 자리일 경우 10만원 이상 비쌌다. ‘흠뻑쇼’는 매 공연마다 완판 행진을 이어가는 가수 싸이의 여름철 대표 콘서트다. 지난 7일 예매 시작과 동시에 이용자 폭주로 홈페이지 접속이 지연되며 인기 좌석의 경우 순식간에 매진됐다.

공연 규모가 클수록 암표상의 활동 규모도 담대해지고 있다. 엔데믹을 맞아 열리는 해외 유명 가수의 내한 공연 암표 값은 10배 이상 뛰기도 했다.

오는 17-18일 예정된 팝스타 브루노 마스의 내한 공연의 티켓값은 한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티켓팅 직후 해당 공연 8연석 티켓을 1억8천만원에 제시하는 암표상까지 등장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올해 공연(지난 14일 기준)은 전국적으로 총 7천145편이 개막했다. 이는 전년 동기(5천802개) 대비 23.1% 늘어난 수치다. 방역 규제 완화에 이어 지난달 엔데믹까지 선언되면서 공연 공급과 수요 모두 늘어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공연 공급은 증가세가 뚜렷하지만 ‘암표’는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반복 작업 프로그램인 매크로를 사용한 암표상을 처벌할 수 있는 공연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지만 시행은 내년 3월부터다. 이마저도 매크로 여부를 확인하기 힘들 경우 처벌하지 못한다는 허점이 있을 뿐만 아니라, 공연에만 한정돼 스포츠·팬미팅 행사 등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인다.

이에 따라 K-POP 위상과 올바른 공연 문화 확립을 위해서라도 암표 척결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실제 최근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가 암표·부정거래 대책을 위해 공연기획사 42개사와 함께 공연 티켓 수요자 2천803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응답자 중 83.9%(2천351명)가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종현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장은 “암표로 인한 부정거래는 공연산업 전반에 피해를 주며 해외 팬들에게 K팝 공연 이미지를 훼손시키는 행위”라며 “암표·부정거래 근절에 적극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