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엔 차 타고 전남 섬 여행 오세요 / 조선희

2023년 06월 18일(일) 19:47

조선희 전남도 도로시설팀장

올해 여름 휴가지를 고민 중인 분들이 이 글을 읽는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기상청에서 발표한 올 여름철(6-8월) 기온 전망은 평년보다 비슷하거나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6월인데도 더워진 날씨에 에어컨을 가동 중이니 여름 휴가철엔 얼마나 더 더울지 예상이 된다.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고 외국문이 열리자 그동안 보상이라도 받을 양 너도나도 해외로 여름휴가를 계획하고 있다.

우리에게 여행이 주는 의미를 생각해보자. 직장인들에게는 업무, 인간관계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씻어내는 치유의 과정으로 볼 수 있으며, 학생들에게는 다시 오지 않을 청춘에 의미를 더해 주고 사고의 틀을 넓혀 주는 기회의 장이 될 수도 있다.

요즘 시대에서 여행이란 단순히 관광이란 범주 안에 묶이기에는 주는 의미가 너무 크다. 많은 사람이 그렇지만 나도 시간적 여유, 경제적 여유만 있다면 해외로 여행을 가고 싶다. 낯선 환경에서 새로운 언어를 들으며 지금까지 봐왔던 것과 다른 풍경을 보며, 먹어보지 못한 생소한 음식을 맛보며 신선함과 만족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나와 같은 직장인 혹은 일반인이 매년 해외를 나가기 어렵다는 점은 이유를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누구라도 공감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에 대한 대안으로 국내가 될 수도 있다고 제안해 본다.

유행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요즘 유행하는 웰니스라는 단어를 한 번쯤 접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웰니스란 웰빙(well-being, 참살이)과 행복(happiness), 건강(fitness)의 합성어로 신체와 정신은 물론 사회적 건강이 조화를 이루는 이성적인 상태를 정의한다.

전남은 우리나라에서 섬이 가장 많은 지역이자, 다도해(多島海) 해상국립공원을 보유한 세계적으로도 보전해야 할 섬의 보고이다. ‘섬’…멈춰 섬(stop)… 섬 여행이야말로 웰니스 여행의 최적 조건이 아닌가 싶다. 탁 트인 바다를 보고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걷고, 건강하고 맛있는 지역 음식을 음미하며, 도시 생활에서 지친 심신을 치유하고 그동안 노력했던 대가를 톡톡히 보상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섬 하면 멀게만 느껴지고 불편하게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고 해가 지면 섬 내에서 나오지 못하고 숙박해야 한다는 심리적인 거리감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전남의 섬을 여행하기에 너무나도 쉽고도 가깝고 좋아졌다. 그동안 전남도는 섬 주민들의 이동 불편을 해소하고자 섬과 섬, 섬과 육지를 연결하는 해상교량 사업을 추진해 왔다. 여수 화양에서 고흥 영남까지 4개 섬을 이어 만든 11개 교량의 ‘백리섬섬길’, 신안의 다이아몬드 제도 등 14개 읍·면을 연결하는 22개 교량 등 섬 접근성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전남도내 해상교량은 62개소가 공용 중이며 12개소가 추가로 건설되고 있어 앞으로 접근성은 더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각각의 교량 형식과 디자인이 달라 교량전시관, 교량박물관을 차량으로 드라이브하면서 공짜로 볼 수 있는 기회를 얻는 셈이다. 그 대신에 전남의 향토 음식을 맛보고, 집으로 돌아갈 때는 지역 농산물 구매로 입장료를 대신했으면 좋겠다.

아직 올 여름 휴가지를 정하지 못하고 고민 중이라면 조용한 휴식으로 몸 보양할 수 있는 전남 섬 여행을 추천해본다. 풍부한 해양자원과 문화유산, 맛깔스러운 남도 음식이 있고, 더욱 더 가까워진 전남의 섬에서 낭만과 치유를 기대할 만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