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운의 캔버스산책]인생의 길은 사람 수만큼 있다

2023년 06월 19일(월) 19:57

‘공기와 꿈’

서회구와 포동신구를 가로지르는 황포강을 끼고 상하이가 있다.

이곳은 장강의 흙탕물이 바다로 가는 길목이다. 모든 부가 모이는 신·구 도심지는 욕망의 바벨탑을 연상시킨다. 사람들은 다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낚기 위해 분주히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낚시꾼이 아닐까 싶다.

‘영감의 원천’을 주제로 주 상하이 한국문화원과 제13회 국제 전통예술 초청전 부제: 사해공방비(四海共芳菲:온 천하가 함께 꽃피우다) 상하이 예술품박물관에 전시하게 돼 이곳을 방문했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보며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의 흐름을 생각하고 세월의 무상함을 느낀다.

결국 인생은 지나고 보면 다 아쉽고, 그립고, 또한 가슴 한편에 아릿한 무엇인가가 남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나를 나답게 하는 가치를 재발견하곤 한다.

인생의 지혜를 구할 때면 석가세존께서 ‘인생은 고해(苦海)의 바다와 제행무상(諸行無常)’이란 말씀을 상기하게 된다. 개인이든 민족이든 예술이든 무엇을 이해한다는 것은 나의 인식확장을 의미한다.

힘들게 버텨 온 작가들의 삶을 들여다볼 때 “인생의 길은 사람 수만큼 있다”는 말을 실감한다. 빛이 찬란할수록 그림자는 크다. 안고 갈 수밖에 없는 그림자를 인정하며 진정으로 갈망하는 것을 얻기 위해 어디까지 포기할 수 있을까. 가까이 있었지만 차마 얘기하지 못했던 개인사를 듣고 마음을 열어준 동료 작가들에게 감사함을 느낀다.

<상하이에서 화가 강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