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정부, ‘인구 위기 비상사태’ 선포 검토해야” ‘인구문제 세미나’ 강연서 주장 尹대통령 직접 나서 임기 내내 문제 해결 앞장서야 단기목표, 합계출생률 1명 회복·출생아 35만명 제안 김진수 기자

2023년 06월 19일(월) 20:48

저출산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국의 거의 모든 자치단체가 겪고 있는 인구 감소 문제를 국가적 비상사태로 보고 정부가 ‘인구 위기 비상사태’ 선포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용섭(사진) 전 광주시장은 19일 오후 3시 ‘전일빌딩 245’ 회의실에서 열린 (사)한반도미래연구원 주최 ‘인구문제 세미나’ 강연을 통해 “인구는 국력이다. 자본주의 경제는 인구 증가가 근본적인 성장 동력이다. 초저출산은 재앙이고 망국병이다. 지금은 절체절명의 상황”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특히 이 전 시장은 “윤석열 정부가 나름 다각도로 해법을 찾고 있지만 속도가 나지 않고 새로운 획기적인 대책도 별로 보이지 않는다”며 “저출산은 정부의 3대 개혁과제(노동개혁, 교육개혁, 연금개혁)와도 직결돼 있는 중요한 국정과제인 만큼 대통령은 일회성 관심에 그치지 말고 저출산문제 해결에 임기 내내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 전 시장은 또 “구체성이 없는 장기적인 비전 제시만 하면 추동력이 떨어지므로 임기 중에 할 수 있는 확실한 단기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며 단기적 목표로 합계출산율 1명 회복과 출생아 35만명을 윤석열 정부에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정부는 출산율 제고에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는 지자체에 과감한 인센티브를 부여해 지자체들이 인구 문제 해결에 앞장서도록 해야 한다”며 “특히 국가 균형발전 정책의 패러다임을 대전환해 시민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치단체 간 통합과 연합을 통해 자생력과 자립경제가 가능한 지역국가(Region State) 개념의 초광역경제권을 구축해야 지방소멸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골 기초자치단체의 낙후와 인구 소멸 문제는 대도시를 품에 안은 초광역자치단체의 주도 하에 추진해야 비로소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전 시장은 이 문제를 광주·전남의 예를 들어 설명했다.

그는 “광주(144만명)와 전남(182만명)이 따로 가면 인구 이탈과 경제적 낙후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1천년을 함께 해온 역사적 공동운명체이고 동일 생활권인 광주·전남이 통합할 경우 얘기는 달라진다”고 주장했다.

이 전 시장은 “정서적 일체감 회복, 불필요한 경쟁과 중복 투자 해소, 도시 경쟁력과 브랜드 가치 제고 등 다양한 시너지 효과와 함께 새로운 미래가 열릴 것”이라며 “특히 농·축·수산물 생산기지이며 항만과 천혜의 자원인 2천여개 섬을 지닌 전남과 의료·교육·문화·서비스 등 도시 인프라를 갖춘 광주가 하나 되면 강력한 경제블록이 형성되며 인구 이탈뿐만 아니라 출산율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아울러 “2004년 대통령 직속으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위원장 대통령)가 출범하고, 2005년엔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까지 제정됐다”며 “이후 2006년부터 17년간 저출산에 약 320조원을 투입했지만 저출산 문제는 계속 악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전 시장은 “과거를 뛰어넘는 파격적인 지원과 정책이 필요하다. 유사한 정책을 반복하면서 출산율이 높아지길 바라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라며 ▲인구세 신설 ▲다출산 세대에 대한 아파트 분양권 배정 ▲출산과 연계한 대출 지원 ▲이민 확대 정책 등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