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성지서 힐링 공간으로 거듭난 무등경기장

2023년 06월 20일(화) 19:53

프로야구 등 지역 야구 경기의 산실 무등경기장이 다시 시민 품에 안겼다. 기존 본부석을 교체하고, 인근 주차난 해소를 위해 지하주차장 1천37면을 조성했으며 아마추어 야구장과 클라이밍장, 산책로, 조깅트랙, 어린이놀이터 등을 갖춘 것이다. 철거 위기에서 리모델링을 거쳐 야구장과 공원이 어우러진 스포츠테마공원으로 재개장했다. 광주시는 강기정 시장과 이정선 시교육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을 열었고, 광주 7개 초등학교 야구부 선수를 초청, 이벤트도 마련했다.

광주 북구 임동에 위치한 무등경기장은 1965년 부지면적 3만6천200㎡ 규모로 46회 전국체전 개최를 위한 공설운동장으로 건립됐다. 1977년 58회 전국체전을 준비하면서 증축, 시설을 보강한 뒤 무등경기장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후 1982년 프로야구 출범과 함께 해태 타이거즈와 KIA 타이거즈까지 홈구장으로 어림잡아 1천만명이 넘는 전국의 팬들이 찾았다. 대망의 한국시리즈 열 차례의 우승과 ‘호랑이’ 김응용 감독을 비롯해 김봉연, 김성한, 선동열, 이종범 등 걸출한 스타를 배출했다. 특히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에는 택시와 시내버스 100여 대가 집결, 차량 시위를 벌여 5·18 사적지 제18호로 지정돼 있다. 암울했던 전두환 군부독재 시기, 시민들은 망국의 설움을 달래준 ‘목포의 눈물’을 목청껏 부르며 가슴 속 울분을 토해냈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응원가, 흡사 처절한 진혼곡이었다. 하지만 챔피언스 필드가 신축되면서 2013년 10월4일 경기를 끝으로 프로야구는 더 열리지 않았다.

무등경기장은 야구장 이상의 커다란 의미를 갖는다. 광주 뿐 아니라 호남을 대표하는 성지로 꼽혔다. 해태의 상징 ‘검빨(검정과 빨강) 유니폼’은 전국을 호령했다. 이제는 추억을 안고 시민과 아마추어 야구인, 미래 꿈나무인 유소년까지 아울러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문화·체육공간으로 거듭난다. 프로야구 경기 시 고질적인 주차난도 덜어줄 전망이다. 명실상부한 스포츠 도시로 나아가고 시민 건강과 여가활동 증진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의 자랑으로 계속 사랑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