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립제1요양병원…“환자가 배식에 청소까지” 파업 중 노조, 증언대회 열고 실태 폭로…“부적절 관행 바로 잡아야” 안태호 기자

2023년 06월 20일(화) 20:33

병원 내부 부조리 ‘증언대회’ 임금·단체협약 승계와 공공의료 강화 등을 놓고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광주제1시립요양·정신병원 노동자들이 20일 동구 금남로 전일빌딩245 시민마루에서 병원 내 부조리 실태를 공개 비판하는 ‘증언대회’를 가졌다./김애리 기자

단체협약 승계와 호봉제 유지 등을 요구하며 파업 6일 차에 돌입한 광주시립제1요양 정신병원 노조가 병원 내부 실태를 폭로했다.

전국보건의료노조 광주제1시립요양·정신병원지부는 20일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에서 노동자 증언대회를 개최했다.

노조 관계자는 “정신병원에 입원, 치료 중인 환자는 보호받아야 할 사회적 약자인데도 환자가 배식과 청소일을 돕거나 세탁물 정리를 하고 있다”며 “환자의 손을 빌리지 않으면 정상적으로 운영이 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심지어 환자가 환자를 목욕시키고 혈압 체크를 하는 등 의료 보조까지 하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또 지난 2월 위탁경영을 맡은 빛고을의료재단이 인건비 절감을 위해 병동을 통합 운영, 간호사와 보호사 각각 1명이 100병상을 돌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노조 관계자는 “정신병동 특성 상 환자들이 약을 삼키지 않거나 숨기는 경우가 빈번해 2명 이상이 과정을 지켜봐야 하지만 병원 측이 인건비 절감을 위해 보호사의 휴게 시간을 늘려 환자들보다 보호사들이 일찍 취침, 간호사 혼자 모든 투약을 해야 해 사고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호사들이 휴가 등으로 근무에 변동이 있을 시 대체인력을 투입하지 않고 줄어든 인원으로 병동을 운영해 환자들이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이 밖에도 적자 해소를 위해 비급여 약제비를 인상하거나 사측에 반대하는 피케팅을 한 노조원을 해고하고 회식 자리에서 ‘휴가권 추첨’을 한 문제 등을 지적했다.

끝으로 노조는 “아주 오래전부터 관행적으로 이뤄져 오던 일이지만 보호자들에게 얘기할 수는 없었다”며 “병원 측에 개선을 요구했지만 바뀌지 않았고 지금이라도 이런 잘못된 점을 바로잡고자 한다”고 전했다.

노조는 호봉제 임금체계 유지 및 의료 환경 개선, 해고 조합원 복직 등을 요구하고 지난 15일 파업에 돌입했으며 병원 측은 직장 폐쇄로 맞서고 있다.

/안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