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제된 세상 속 새로운 희망을 찾아나서다 ● ACC 음악극 ‘수박등 사람들’ 23-24일 예술극장…ACC 공모 수상작 1980년 실제 수박등 이야기 각색 거대권력 맞서는 평범한 사람 이야기 최명진 기자

2023년 06월 21일(수) 19:58

“우리는 아직 수박등의 기억 속에 머물고 있어. 100년이 지나면 우리는 달라질 수 있을까? 다르게 살 수 있을까?”

서기 2112년, 파괴된 지구 환경 속 유일하게 살아남은 인류의 마지막 안식처 ‘씨투룰루스라나’. 복제인간을 생산해 모든 사회 서비스를 대신하고 있는 이곳에서 누군가는 인류의 미래를 위해 싸이보그의 길을 선택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육신을 포기하고 두뇌 세포만을 남겨 정신세계로만 존재하며 누군가는 냉동캡슐 속에 넣어져 100여년을 잠들어 있다가 이제 막 깨어난다. 미래 세계의 가장 강력한 통제탑. 절대적 권력의 핵심 장치로 시민들을 통제하는 이곳은 과거 우리가 뛰놀던 아름답고 자유로웠던 ‘수박등’이다.

어릴 적 도심 속 한적한 변두리 ‘수박등’이라는 작은 언덕에서 우정을 나눴던 세 친구들이 기구한 인생 역정을 통해 결국 100여년 후 아득히 먼 미래 어느 한 곳에서 상봉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은 오는 23-24일 ‘수박등 사람들’ 공연을 ACC 예술극장 극장1 무대에 올린다.

‘수박등 사람들’은 ‘제1회 ACC 스토리 공모사업’ 최우수상 수상작으로 1980년 광주 월산동 ‘수박등’에 살았던 아이들이 실제 겪은 이야기를 미래사회로 배경을 옮겨 새롭게 각색한 음악극이다.

극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평범한 사람들로부터 시작된다.

거대 권력에 맞서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시대를 막론하고 어디에서나 존재한다.

이러한 설정은 우리 가족과 주변인에게 일어날 법한 일로 상징화돼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누구에게나 일어났었고 일어날 수 있는 영화 같은 여행에 관객은 어느새 함께 하게 된다.

지난해 시범공연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이 작품은 이후 관객과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미래사회 세계관의 확장과 인물간의 갈등구조 등 연출안을 세밀하게 발전시켰다. 여기에 10인조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극음악은 재미와 감동을 더한다.

이강현 전당장은 “ACC는 ‘시간을 칠하는 사람’, ‘지정’, ‘마디와 매듭’, ‘극동 시베리아 순례길’ 등 ACC 스토리 공모사업 수상작들을 작품으로 개발하고 있다”며 “자체 발굴한 원전을 확장하고 발전시켜 시민 이야기가 계속해 무대에 오를 수 있도록 ACC 창·제작 공연을 보다 활성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수박등 사람들’은 23일 오후 7시30분과 24일 오후 3시 두 차례 선보인다. 관람 연령은 8세 이상으로 입장료는 전석 1만원이다. 자세한 사항은 ACC 누리집과 전화 상담실(1899-5566)에서 확인할 수 있다.

‘수박등 사람들’ 공연 모습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