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 위주 ‘글로컬대학30’ 예비지정 아쉽다

2023년 06월 21일(수) 20:22

전남대 혁신기획서는 AI 융복합 허브인 광주캠퍼스와 신기술 첨단산업 벨트인 전남캠퍼스 특성화로 초격차 대학 구축을 비전으로 담았다. 순천대는 중소기업, 농업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특화분야 강소기업 육성을 내걸었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3년 ‘글로컬대학30’ 예비지정에 단독으로 참여한 전남대와 순천대가 포함됐다. 양 대학은 9월까지 지방자치단체, 지역 산업체 등과 함께 기획서에 담긴 과제를 구체화하는 실행계획서를 수립, 제출해야 하며 교육부는 평가를 거쳐 10월 중 최종 선정한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다.

올해 예비지정 신청에는 전국에서 108개교가 94개의 혁신기획서를 제출해 경쟁이 뜨거웠다. 광주·전남지역에선 14곳이 참여했지만 국립대학 2곳만 첫 관문을 넘었다. 사활을 건 사립대학은 허탈해하고 있다. 조선대는 조선간호대와 통합을 제시했으나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전국적으로 기획서 기준으론 국립(연합 포함) 8, 사립 7곳 등 15곳이 선발됐고, 대학 수로 보면 19곳이며, 국립 11, 공립 1, 사립 7곳이다. 교육부는 혁신성 위주로 평가했는데, 거점 국립대의 통합·혁신 모델이 좋았기 때문에 다소 쏠림 현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운영 형태나 규모 면에서 현격한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한 줄로 세웠다고 볼 수 밖에 없는 결과였다. 사립대들은 국립대가 또 다른 정부 지원을 받게 된다는 점에서 울상짓는다. 이에 교육부는 대학이 내·외부 벽 허물기, 지역과 연계한 혁신 등을 추진하는 경우 일반재정지원사업, 지역혁신중심대학 지원체계(RISE) 예산 등을 두텁게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달래고 있다.

글로컬대학30은 올해와 2024년 각각 10개, 2025년과 2026년 각기 5개 내외가 연차적으로 선정되며 학교별로 5년간 1천억원 정도를 집중 투입한다. 아울러 파격적인 규제혁신 혜택을 우선 적용받는다. 학령인구 감소와 심각한 재정난 속에 고사 위기에 놓인 지방 사립대는 다음을 기약해야 한다. 살아남기 위한 혁신은 필수불가결하다. 마땅히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국립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사립대학을 배려하지 않은 이번 예비지정에 큰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