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복합쇼핑몰 놓고 ‘셈법’ 복잡한 롯데 7-8월 어등산 ‘제3자공모’ 참여 여부 관심 집중 우치공원도 ‘만지작’…제3부지까지 검토하는 듯 박선강·양시원 기자

2023년 06월 21일(수) 21:17

현대와 신세계가 광주 복합쇼핑몰 사업에 뛰어든 가운데 유통 빅3 중 마지막 주자인 롯데쇼핑이 복합쇼핑몰 카드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어등산 관광단지’ 제3자 공모 참여 또는 ‘우치공원’을 유력 후보지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행보를 드러내고 있지 않아서다.

21일 광주시와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11월21일 전방·일신방직 공장 부지에 문화복합몰 ‘더현대 광주’를, 신세계프라퍼티는 12월28일 어등산 부지에 호남권 최초의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 건립 추진을 공식화했다. 이어 3개월 뒤인 올해 3월29일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은 정기 주주총회에서 “외형 아이템과 쇼핑 사업 등 복합쇼핑몰 출점을 검토 중”이라며 광주 복합쇼핑몰 추진 계획을 언급했다.

현재 롯데의 복합쇼핑몰 유치 후보지는 어등산관광단지와 우치공원으로 좁혀진 상황이다. 어등산 부지에 추진할 경우 앞서 출사표를 낸 신세계프라퍼티의 전국 최대 규모 복합형 체류공간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와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광주시는 이르면 7월, 늦어도 8월 초엔 어등산 관광단지 개발 사업 제3자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

뛰어난 접근성을 보유한 어등산의 경우 광산구 빛그린산단 인근에 조성되는 338만㎡(102만평) 규모의 미래차 국가산업단지, 광주 군공항 이전 등 개발 호재까지 갖추고 있어 롯데가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롯데 측이 실사를 진행했던 우치공원 또한 가능성이 충분하다.

인근 상권 침해 문제에서 자유로울 뿐만 아니라, 광주·전남 유일한 종합유원시설임에도 1991년 개장 이후 30여년 넘게 큰 투자 없이 운영돼 노후화가 심각한 만큼 시민들의 개발 열망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롯데의 셈법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경쟁사인 현대, 신세계와 차별화되기 위해선 롯데월드를 추진해야 하는데 고민이 깊다. 롯데의 테마파크와 쇼핑몰이 결합한 부산 오시리아 관광단지의 경우 사업 계획부터 건립까지 십수년이 걸릴 정도의 대규모 장기 사업이었다.

무엇보다 이미 현대와 신세계가 복합쇼핑몰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은 3곳의 복합쇼핑몰 추진 타당성을 놓고 롯데의 고민을 가중시키는 대목이다.

유통 빅3가 모두 복합쇼핑몰을 조성하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 수익성을 기대하기 힘든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롯데가 복합쇼핑몰 유치를 쉽사리 포기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일각에선 어등산이나 우치공원이 아닌 광주지역 내 제3의 부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설’도 나온다. 마땅한 입지를 찾지 못해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르면 어등산 관광단지 개발사업 제 3자 공모가 진행되는 7월께 롯데의 복합쇼핑몰 사업 참여 여부가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롯데 관계자는 “광주 복합쇼핑몰 추진에 대해 그룹 부회장까지 언급한 만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보면 좋을 것 같다”며 “다만 사업 추진이 확정된 사항이 아니어서 부지나 사업계획서에 대해서는 언제까지라고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고 밝혔다.

롯데의 행보를 관망하고 있는 광주시는 어떤 형태로든 추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3월 중순께 롯데 관계자가 인사 발령에 따른 방문을 통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고 롯데쇼핑 부회장도 공식화한 만큼 복합쇼핑몰 추진 가능성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다만, 백화점의 경우에도 롯데가 신세계보다 매출이 적어 복합쇼핑몰 광주 진출에 고심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강·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