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동부경찰서 ‘용산동 시대’ 열리나 이전 예정지 소유자 2심 패소…대법원 상고 관건 오복 기자

2023년 06월 22일(목) 20:31

광주 동부경찰서 이전 예정 부지 소유자가 자신의 토지에 공공시설이 들어설 수 있도록 한 동구청 행정 조치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동부경찰서 신축 이전에 파란불이 켜졌다.

하지만 경찰 내부에서도 예정 부지의 위치 적절성 등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이 많은 데다, 소유자의 대법원 상고 가능 기한이 일주일여 남아 사업 본격화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광주고법 행정1부(김성주 부장판사)는 토지 소유주 A씨가 광주 동구청장을 상대로 낸 도시관리계획결정 및 지형도면고시처분 등 취소 청구 소송에서 최근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22일 밝혔다.

재판부는 “1982년 건축된 동부경찰서는 건물 노후화로 막대한 수선 유지비가 예상되고, 청사 부지가 협소해 민원인들의 불편이 크다”며 “경찰서를 (새로) 설치해야 할 공익상 필요성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경찰은 A씨가 판결문을 송달받은 시점에서 2주일 내로 항고하지 않으면 토지 매매 협상 등 후속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동부경찰서 신축 이전은 노후화 등을 이유로 2007년 추진됐으며, 10년간 옛 광주시청 부지, 옛 광주여고 부지, 계림7구역·학동4구역 재개발 부지, 지원중학교 폐교 부지 등을 순차적으로 검토했지만 모두 무산됐다. 이후 2017년 동부경찰서 이전 부지 선정위원회가 동구 용산동 산11번지 일원을 신축 청사 부지로 선정하고 관련 절차를 추진했지만 토지 매매 협상이 결렬되면서 A씨의 소송이 시작, 다시 무산 위기에 놓였다.

동부경찰서 신축 이전 공사는 국유재산으로 분류돼 경찰청에서 추진했고, 광주지방경찰청은 신축사업 기본설계를 마친 상태다.

다만, 올해 초 동부경찰서 구성원들의 설문조사에서 신축 청사의 위치와 관련 과반이 청사 이전에 부정적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