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등원시키다 어린이집 교사 숨지게 한 엄마 ‘집유’ 오복 기자

2023년 06월 22일(목) 20:32

자녀를 등원시키다 어린이집 교사를 치어 숨지게 한 3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광주지법 제3형사부(재판장 김성흠)는 교통사고 처리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금고 2년을 선고받은 A(36·여)씨에 대한 원심을 파기하고 금고 2년에 집행유예 3년형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21년 7월 순천의 한 어린이집 앞 주차장에서 차로 어린이집 교사 B(33·여)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씨는 자녀를 어린이집에 내려주기 위해 급경사의 내리막길에 정차, 조수석에 앉은 자녀 쪽으로 갔다. 그러나 차량은 시동이 꺼지지 않았고 변속기어는 ‘드라이브(D)’로 된 상태였다. 차량은 뒤로 후진했고 놀란 A씨는 급하게 조수석 쪽에서 변속기를 변경했으나, 정지(P)가 아닌 중립(N)으로 바꿨고 차량은 계속 후진했다. 이에 당황한 A씨는 브레이크 페달 대신 가속 페달을 밟았고 A씨의 자녀를 맞이하기 위해 조수석 문 뒤쪽에 서 있던 어린이집 교사 B씨는 차량에 치여 숨을 거뒀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항소 과정에서 피해자의 유족들과 원만히 합의해 유족들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다”며 “피고인도 차가 뒤로 밀리는 상황에 당황해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일정 기간 구속돼 있었던 점을 종합해 형을 정한다”고 판시했다./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