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동에서]5·18 광주는 언제쯤 평안할까
2023년 06월 22일(목) 21:15
김종민 논설실장
5·18민주화운동 43주년, 5월 정신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한 요구가 높았다. 내년 4월 제22대 국회의원 총선에 맞춰 원 포인트 개헌을 바라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아직 실낱같은 희망은 남은 게다.

올해는 오월단체와 시민단체 간 갈등과 분열이 일기도 했다. 파행으로 기념행사가 마무리됐지만 수개월째 진정한 화해 움직임은 없다. 공법단체인 부상자회·공로자회가 특전사동지회와 손잡고 지난 2월 대국민 공동 선언식을 진행한데서 비롯됐다. 시민들의 피로감은 더해가고 있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싸우자던 뜨거운 맹세…’. 님을 위한 행진곡을 재차 부른다. 열린 마음으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즉각 공론의 장을 만들기를 바란다. 각기 생각이 다를 뿐, 틀린 것은 아니다. 정부 주관으로 기념식이 열리고 있는데, 부정하는 세력들이 있다. 역사 왜곡은 끝을 모른다. 국가 사업으로 진상조사가 한창인데도 발포자 및 실종자 찾기 등 진실은 여전히 묻혀 있다. 반세기 가깝게 수십년이 흘렀으나 광주의 상처는 아물지 않았다. 과연 광주는 언제쯤 평안할까.

5·18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귀중한 자산이다. 군사독재정권에 맞선 국민 저항으로 평가되는 1987년 6·10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됐다. 전두환 신군부의 광주 학살은 당시만 해도 유언비어로 날조되는 현실이었다.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제작·배포한 ‘오월 그날이 다시 오면’ 사진첩과 광주 비디오 영상이 잔인한 폭력성을 올곧이 전하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고 한다. 6월항쟁은 2007년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시민들의 용기로 쟁취한 민주주의다. 자랑스런 역사다. 전 인류가 억압에서 벗어나 인간으로서의 기본권을 향유할 수 있는 표상 역할을 하고 있다. 하여 유엔이 지정하는 ‘세계 군사주의와 권위주의 방지의 날’ 제정도 추진되고 있다. 5·18기념재단 창립 30주년인 2024년 UN 발의와 함께 5·18민주화운동 45주년인 2025년부터 공식 기념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하는 상황이다.

‘동지는 간데 없고 깃발만 나부껴/ 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더는 말이 아닌 실천으로 옮겨야 하는 5월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은 논의로만 그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4·19 혁명, 5·18 광주민주화운동, 6·10항쟁으로 이어지는 민주주의 역사와 그 가치를 헌법에 명시하자는 것, 반대할 구실이 굳이 없는데도 말이다.

윤 대통령은 “오월 정신은 헌법 정신 그 자체”라면서 직접적인 언급을 삼갔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의 셈법도 다르다. 현재로선 5월18일 지구촌이 기리는 세계 군사·권위주의 방지의 날 제정도 마찬가지다. 2030년 5·18민주화운동 50주년이 다가오는 만큼 정부와 정치권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광주 내부의 다툼이 언론 매체를 통해 속속 알려지고 있다. 위험하다. 불필요한 논쟁을 끝내야 한다. 다툴 때가 아닌 것이다. 누가 가해자고, 피해자란 말인가. 살아서 사과 한 마디 안했던 진짜 가해자는 따로 있다. 죽어서는 자신의 손자가 업보(우원씨의 참회)를 치르고 있는 역사의 아이러니다.

지역사회의 편 가르기는 안 된다. 1980년 5월 광주 시민들은 각자 제 자리를 꿋꿋이 지켰다. 사람답게 사는 대동세상을 위해 피를 흘리고 나눴던 동지애를 발휘해야 한다. 지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자신의 자리에 있어야 한다. 그러면서 지치고 힘든 마음을 서로 위로해야 한다. 마주앉지 못할 이유가 없다. 영령들을 슬프게 하고 후대에게 부끄럽다면 당장 멈춰야 한다.

궁극의 목표는 5·18민주화운동의 헌법 전문 수록이다. 강기정 시장은 최근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를 통해서도 원포인트 개헌 추진을 위한 지지와 연대를 요청했다. 미완의 진실 규명을 앞당기고 명실상부 전국화·세계화의 초석을 다지는 것이다. 국민적 공감대를 이뤄내고, 반드시 쟁취해야 하는 숙원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K-콘텐츠로 정립될 수 있다. 광주의 미래 발전을 약속하는 과업이다.

신록이 푸르른 날의 연속이다. 5·18이 광주다. 광주가 5·18이다. 5·18 광주공동체를 되살려야 한다.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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