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 황일봉 |
| 2023년 06월 26일(월) 19: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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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사적지는 그 지역의 발전과 문화적 발전에도 큰 역할을 한다. 관광산업을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문화 교류를 촉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특정 시기나 역사적 사건과 연관된 문화재나 유적지를 의미한다. 여기에는 역사적 가치 뿐 아니라, 문화적 가치와 교육적 가치 등도 함께 포함된다. 이처럼 사적지는 밝은 미래를 위한 가치를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면 5·18사적지 24호 ‘5·18구묘지’ 는 어떤 곳인가?. 이곳은 1980년 5·18광주민중항쟁 당시 산화하신 영령들이 영면해 있으며, 이전에 ‘망월동묘지’라고 불리웠다. 가족이나 친지들은 항쟁의 와중에서 공포와 분노에 떨며 처참하게 훼손된 주검을 손수레에 싣고왔고, 연고자가 나타나지 않거나 5월27일 전남도청 함락 당시 희생된 영령들이 청소차에 실려와 묻혔던 곳이다.
그 뒤 여기가 민주의 성지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자, 전두환 군사반란집단은 묘를 파내게 하는 등 묘지 자체를 없애려고 하는 등 5·18영령들이 죽어서까지 수모를 당했다.
다행히 1994년부터 묘지성역화 사업이 추진돼 1997년 국립5·18민주묘지가 완성되자, 5·18영령들은 치욕의 17년을 뒤로 하고 새 묘역으로 이장돼 비로소 편안히 눈을 감게 된 곳이도 하다. 이처럼 이곳은 5·18광주민중항쟁 당시의 참상을 처절하게 엿보이면서 그동안 수많은 국내·외 참배객들이 다녀갔다.
그런데 이곳을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으로 명칭 변경해 성역화하겠다는 발상은 도대체 누가 기획을 했으며, 광주시는 성역화사업이라는 명목하에 왜 밀어붙이고 있는지 이해가 가질 않은 대목이다. 만약 특정단체와 사전에 약속됐다 하더라도 5·18민중항쟁의 정신적가치를 망각해서는 안되며,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으로 명칭 변경은 반드시 취소돼야 한다.
5·18구묘역(민족민주열사묘역) 성역화 사업에 대한 광주시민단체협의회, 광주전남추모연대의 성역화 기본구상안 등을 살펴보면 먼저 묘역은 가능한 현재 상태로 보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또한 현 ‘5·18구묘역’ 내부의 관리사무소, 화장실, 창고 등을 철거한 후 민족민주열사기념관 신축, 그리고 묘역명칭은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으로 하되 망월동민족민주열사묘역 명칭 뒤에 괄호로 5·18구묘역으로 병기 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5월단체(공법단체 5·18유족회, 부상자회, 공로자회)는 광주시가 5·18사적지 24호 ‘5·18구묘지’를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으로 명칭변경해 추진하고 있는 사항은 성역화사업이 아니며, 5·18역사를 왜곡하는 사업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하고 싶다. 특히 5·18정신의 근원을 소멸시키는 행정으로 판단하고 이에 대해 원천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이다.
이처럼 ‘망월동 5·18묘역’으로 새겨져 있는 ’5·18구묘지’는 원형 보존돼야 하며 ‘민족민주열사묘역’으로 명칭변경하는 성역화사업을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을 잊지않고 살아가고 있는 만큼, ‘5·18사적지를 훼손하는 것 또한 좋은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 성역화사업의 철회를 다시 한번 요청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