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 안전 의식으로 ‘안심일터 실현’ / 홍진호

2023년 06월 26일(월) 19:57

홍진호 ㈜우미건설 상무(오룡지구 현장소장)

우리나라 건설 현장의 최대의 화두는 단연 안전이라고 생각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대재해 처벌 법과 관련해 대표이사 구속이라는 판결이 나온 것과 같이 현재 우리 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중대재해를 줄이기 위해 각계계층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나 재해는 현저하게 줄어들지 않고 동종업계의 재해 소식은 우리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중대재해 감소를 위한 건설회사의 안전의 확보 의지도 중요하겠지만, 적정한 건설 공사기간 및 공사비 확보, 협력업체 역량 강화, 안전보건법령 정비, 근로자의 의식변화 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첫째, 적정한 건설공사기간 및 공사비 확보다. ‘공공 건설공사의 공사기간 산정기준’은 국토교통부 고시로 시행되고 있으나, 민간공사의 경우 시공사가 발주자에게 적정 공기를 요구하기 힘든 실정이다. 따라서 무리한 공사로 인한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법적 구속력을 강화해 발주자가 법을 준수하도록 하고, 민간공사에도 표준 공기 준수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는 협력회사의 안전수준 향상이다. 협력회사의 안전보건업무능력의 수준 향상을 위해 노동부, 안전보건공단의 점검 및 교육 시 협력업체의 역할을 명확히 해야 하며 안전보건 수행능력 향상을 위한 지원, 평가 및 등록 시 안전관리가 우수한 협력회사 회사를 등록시키고 동반성장이 필요하다.

또한 노동부에서는 중대사고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50억원 미만의 사업장에 대한 점검, 안전시설, 교육 등을 집중 지원해야 한다. 대형 건설사는 자율안전 컨설팅 등을 활용해 회사가 스스로 안전을 확보하게 해야하며 재해 다발 건설사는 관리 대상으로 선정하는 등 중대재해가 자주 발생하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집중해 재발되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별도의 조치가 필요하다.

세 번째는 안전보건법의 일원화다. 산업안전보건법, 건설 기술진흥법, 소방법 등으로 같은 내용에 대한 서로 다른 기준으로 안전 관련법이 설정돼 있어 건설 현장에서는 안전보건법 적용 시 어떠한 법을 적용해야 할지, 난해한 어려움이 많다. 행정 편의적 법 적용 보다 건설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안전보건법의 일원화가 요구된다.

네 번째는 근로자의 의식 변화다. 위험에 마주하고 있는 근로자 안전보건 의식이 형성돼야 안전보건시스템이 그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특히 2021년 기준 우리나라 산업재해 사망자 828명 가운데 외국인 근로자는 102명(12.3%)이며 이는 전체 산업재해 사망자 중 10명 중 1명이 외국인이며 2000년 초반 4%에 비교해 현저하게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외국인 불법체류자까지 감안하면 실제로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건설 현장의 산업재해를 감소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근로자의 안전의식 개선이 요구된다. 외국인 근로자 안전 전 교육 시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안전체험관 교육, 안전 VR 체험 및 외국인 전용 영상교육자료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외국인 근로자의 위험 인식능력 향상을 위해 위험구역에 외국어 안전 표어를 설치하고 외국인 근로자와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안전 통역관 제도·스마트 번역기 등을 적극 활용해 외국인 근로자의 안전 관리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건설 현장의 스마트 안전 도입이 중요하다. 최근 건설 현장은 현장의 규모가 대형화되고 초고층 현장이 많아지는 추세에 따라 안전보건 업무 수행 시 인력 위주의 관리는 한계가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방편으로 스마트 안전기술·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건설사가 스마트 안전시스템을 확대 적용하기 위해서는 예산이 필요하다. 현재의 법적으로 정해진 안전보건관리비를 보다 현실적으로 상향해 회사가 적극적으로 안전기술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관계 기관에서도 이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위험성 평가와 작업중지권의 적극적인 활용을 통해 산업재해 예방을 해야 한다. 위험성 평가를 통해 현장의 위험성 공정에 대한 사전대책을 세우고 중점 위험사항을 집중관리해 보다 효율적인 안전보건관리 업무를 수행할 수 있으며, 작업중지권을 근로자와 직원 모두가 함께 참여해 건설 현장의 불안전한 요소를 보다 광범위하게 찾고 이에 따른 위험요소를 제거할 수 있다.

건설 현장 관계자 모두가 위험을 찾아내고 개선하는 활동이 습관화·일상화될 때 건설 현장의 중대재해가 현저히 감소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