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에 쇼핑카트 ‘둥둥’ 눈살…마트도 ‘골머리’ 광주 수완호수공원 한달 평균 10여개 ‘풍덩’…시민의식 실종 인근 관리사무소 불구 수개월째 방치…곳곳 쓰레기·낙서도 주성학·이옥근 기자

2023년 06월 27일(화) 20:47

“호수에 쇼핑카트가 한 달째 떠있어요. 버리는 사람도 문제고, 관리 책임자도 문제죠.”

시민들의 휴식처인 도심 공원 호수에 쇼핑카트가 한 달째 방치돼있어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사진>

이 쇼핑카트는 호수 외에도 공원, 인근 도로 등에도 버려지며 매월 평균 60여개에 달해 마트는 물론, 광산구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27일 광주 광산구 장덕동 소재 수완호수공원.

비가 내려 수심이 높아진 호수에 인근 대형마트의 빨간색 쇼핑카트가 뒤집어진 채 반쯤 잠겨 있고, 그 주위로는 플라스틱, 비닐, 라면 봉투, 간이 플라스틱 의자 등 생활쓰레기가 떠 있거나 나뒹굴고 있었다.

또한 공원 내 설치된 의자는 검은색 래커(lacquer) 등으로 쓴 낙서로 도배돼 오염된 상태였고, 호수 주변 산책로 또한 쓰레기와 전동킥보드 등이 방치돼 미관을 해치고 있었다.

이중 빨간색 쇼핑카트는 호수 외에도 공원 내, 인근 도로에까지 ‘나 홀로’ 있어 보행과 차량 통행도 방해하고 있다.

수완동에 거주하는 김영덕(72)씨는 “호수를 바라보면 주변에 앉아서 쉬는 의자가 낙서와 쓰레기로 더럽혀져 올 때마다 눈살이 찌푸려진다”며 “마트에서 카트를 가지고 나와 여기다 버리는 어른이나 아이들이나 죄다 도무지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고 혀를 찼다.

이처럼 시민의 안락한 휴식 공간으로 조성된 공원이 버려진 쓰레기와 낙서, 카트 등으로 오염되고 손상되고 있지만 인근 관리사무소 등 관할 자치구인 광산구는 인력 부족을 호소하며 제대로 된 관리를 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또 쇼핑카트의 경우 사유 재산에 속해 인근 대형마트가 직접 수거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쇼핑카트 1개가 약 10만원 정도다. 호수공원과 인근에서 한 달에 약 50-60개를 수거하고 있다”며 “주변에 CCTV가 없어 카트를 버리는 사람을 특정하기 힘들고 고등학생의 경우 현장에서 적발해 경찰서로 인계해도 훈방 조치로 끝난다”고 토로했다. 이어 “영업·판매 시설이다 보니 강압적으로만 할 수도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며 “카트를 무단 반출하지 않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광산구 관계자는 “관리 기준은 따로 없지만 수시로 현장을 점검하고 대형마트와 별도로 쇼핑카트 회수도 하고 있다”며 “수완호수공원을 비롯해 풍영정천변길공원 관리를 1명이 담당하고 있어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낙서로 더럽혀진 의자의 경우 정비 계획을 세워 진행하고 호수 내 쓰레기나 카트가 버려지지 않게 안내 문구를 설치하는 방안에 대해 고려해 보겠다”고 부연했다.

/주성학·이옥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