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농촌 꿈꾸는 청년농업인]이지아 광주 ‘무등산 커피농장’ 대표 무등산 자락서 키워낸 커피콩 ‘브랜드화’ 목표 희소 작물로 재배·가공·체험 융복합 창업 가능성 발견 평촌마을 4년차 농부…“농업 도전 긍정적 사례될 터” 김현지 기자

2023년 06월 28일(수) 19:55

이지아 광주 ‘무등산 커피농장’ 대표가 커피나무에서 열매를 수확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김현지 기자

“무등산 커피를 광주 특산품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광주 북구 충효동 평촌마을에서 무등산 커피농장을 운영 중인 이지아(29) 대표는 28일 시설하우스 내 커피나무를 보며 당차게 말했다.

이 대표는 4년차 농업인이다. 농업의 ‘농’자도 몰랐던 이 대표였지만, 취업 준비를 하던 중 부모님이 퇴직 후 귀농을 위해 마련한 농지에서 창업을 하면 어떨까라고 생각하면서 농업인을 꿈꾸게 됐다.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다. ‘농업 창업’을 결정한 이 대표는 곧장 광주시 농업기술센터를 방문했고, 센터에서 필요한 교육을 받았다. 센터는 비슷한 시기에 농장을 시작한 곳들을 견학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또 각종 지원사업을 소개해 주거나 다른 청년농업인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줘 농사를 지으며 겪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

이 대표는 “이 자리를 빌려 광주시 농업기술센터에 감사 인사를 전한다”고 웃었다.

이 대표가 선택한 작물은 ‘커피’였다. 재배 외에도 가공, 체험 등 융복합 산업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결정이었다. 희소성이 있는 작물로 브랜드 등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과 먹기 위해서는 가공해야 하고 체험농장도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이 주효했다.

이 대표는 2020년 농장을 시작, 약 495㎡ 규모에서 150주의 커피나무를 키우고 있다. 커피콩 재배와 함께 찾아오는 이들을 대상으로 커피콩을 로스팅하거나 드립 커피를 맛볼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커피나무는 아열대 작물로, 자라는 데 일조량과 온도가 가장 중요하며 적정 생육온도는 15-25도다. 때문에 이 대표는 겨울철에도 하우스 온도를 13도로 유지하는 등 온도 관리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여름철 30도가 넘어가면 커피나무가 죽을 수 있기 때문에 차광막을 설치해 적당한 그늘도 만들어 주고 있다.

품종은 케냐와 블루마운틴 2가지가 주를 이루지만 최근 농장의 차별화와 체험객들에게 더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파나마 게이샤 등 다른 품종도 점점 늘려가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농장이 체험마을 내 위치해 마을에 체험을 온 관광객들이 커피농장에 방문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 마을과 농업을 연계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고심 중이다.

농사를 시작한 지 4년차가 돼 커피 재배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지만, 아직 완전한 재배기술이 정립된 것은 아닌 만큼 긴장을 늦추지 않고 해마다 보완점을 개선하고 있다.

농사 1년차에 커피나무에 생기는 깍지벌레 때문에 고생했고, 2년차까지는 4년 이상 된 성목임에도 불구하고 열매가 열리지 않아 걱정도 많았다.

이후 3년차에 커피나무가 안정화되고 재배기술도 늘어가면서 열매를 수확,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이 대표는 “정말 고생해서 얻은 열매인 만큼 기쁨도 보람도 몇 배로 컸던 것 같다”며 “앞으로도 꾸준한 공부와 노력으로 커피나무 재배 노하우를 쌓아 커피나무를 더 늘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목표는 농업인으로서 성공해 농업의 이미지를 더욱 긍정적으로 바꾸고 홍보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농업 홍보가 자연스럽게 될 수 있도록, 또 제가 하나의 사례가 돼 다른 이들도 ‘한 번 도전해보자’라는 마음을 먹을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농장을 운영하겠다”며 “최종적으로는 농업의 이미지가 현재보다 더 긍정적으로 바뀌었으면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마을과 연계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고 생산도 확대해 향후 관광지로 만들고 싶다”며 “또 무등산 자락에서 키운 커피를 브랜드화하고 무등산 커피가 광주의 특산품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현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