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많은 비’ 예보에 광주 피해 주민들 ‘안절부절’ 흘러내린 바위·토사 그대로…안전조치는 ‘통제선 뿐’ 복구 지원 등 바람에도 區 “‘사유재산’ 개입 어려워” 안재영·주성학 기자

2023년 06월 29일(목) 21:02

주말까지 또 많은 비가 예보된 29일 오후 지난 27-28일 폭우로 석축이 무너져 내린 광주 서구 풍암동의 한 아파트에 통제선만 설치 된 채 흘러내린 바위와 토사가 그대로 방치돼 있다. /주성학 기자

“사유재산이라고 더는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네요. 주말까지 또 많은 비가 온다는데 피해가 커지진 않을까 걱정입니다.”

지난 27-28일 광주·전남지역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바위와 토사가 흘러내리고 도로가 침수되는 등 곳곳에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주말까지 최대 250㎜ 이상의 비가 예보돼 피해 복구가 덜 된 지역의 주민들이 가슴을 졸이고 있다.

관할 행정기관이 ‘사유재산’이란 이유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아 추가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29일 오전 광주 서구 풍암동 한 아파트 단지. 전날 기록적인 폭우로 아파트 뒤편 석축이 무너져 바위와 토사가 흘러내린 이곳은 ‘조치 완료’라는 서구청의 설명과 달리 상처가 선명했다.

산마루와 아파트 사잇길로 떨어진 바위는 치워지지 않은 상태였고 그 위는 흘러내린 토사가 뒤덮고 있었다. 깎아진 절벽도 적갈색의 속살을 드러내고 있었다.

30일까지 광주·전남 100-200㎜, 많은 곳은 250㎜ 이상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된 상황이라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가 절실해 보였지만, 이곳에 취해진 안전조치는 출입구 앞·뒤로 쳐진 ‘출입제한 선’이 전부였다.

이처럼 부실한 조치에 주민들은 더 큰 피해를 입진 않을지 불안감을 내비쳤다.

아파트 관계자는 “어제 바위를 치워보려 했는데 크기가 커 사람의 힘으론 불가능했다”며 “길목도 좁아 중장비가 들어가기 어려운 상태라 이도저도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주민 김모(24)씨는 “이렇게 큰 돌이 떨어졌는데 이렇다 할 조치가 없는 게 이해가 안된다”며 “오후부터 또 비가 온다는데 피해 없이 무사히 지나갔으면 한다”고 걱정스럽게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도 서구청은 ‘사유재산’이라서 적극적인 개입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구 관계자는 “전날 실시한 합동점검에서 붕괴 원인 및 보수·보강 대책 수립을 위한 정밀 안전진단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2차 붕괴 위험이 있어 무너진 산벽(돌로 쌓은 벽)의 좌·우측에 마대 설치가 필요하다고 안내하고 수목 1그루 제거와 출입 통제선 2개소 설치, 산마루 측구 배수로 정비 등으로 조치를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의 재원 투입을 통한 조치도 고려했지만,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과 ‘광주시 서구 재난관리기금 운용 관리 조례’에 따라 지원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나왔다”며 “우선 2차 피해가 없도록 관리 주체 및 입주자대표회의에 ‘긴급복구 이행 지시’를 내렸다”고 덧붙였다.

/안재영·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