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은 위조 사건” “檢, 허위 자백 유도” 주장 오복 기자

2023년 07월 04일(화) 20:19

‘순천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사건’이 검사와 조사관의 강압 허위 수사로 위조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광주고등법원 제2-2형사부(재판장 오영상)는 4일 오후 존속살해, 살인,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형을 확정받아 재소 중인 A(74)씨와 딸 B(40)씨의 재심 개시 여부 판단을 위한 공판을 진행했다.

‘재심 전문 변호사’로 알려진 박준영 변호사는 100편에 달하는 검찰 진술 녹화 영상 편집본을 증거로 제시하며 검사와 담당 수사관이 회유, 기만, 강요, 압박으로 허위 자백을 받아냈다고 주장했다.

영상에서 조사관은 청산가리의 생김새와 포장법을 설명하지 못하는 B씨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 답변을 알려줬고, B씨는 “네”라는 말만 반복했다.

특히 조사관은 ‘아버지가 지금 너한테 다 뒤집어 씌우려고 한다’는 등의 발언으로 자백을 강요했다.

박 변호사는 “정신 감정 결과 B씨는 지적 능력이 평균 이하 수준으로 판단되며 질문에 쉽게 포기하고 순응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수사기관이 부녀 사이를 기망, 이간질해 조서를 꾸몄다”고 지적했다.

A씨에 대한 수사기관의 허위 자백 강요 영상도 재생됐다.

박 변호사는 “A씨는 본인 주민등록번호도 모르고 한글도 쓸 줄 모르지만 수사기관이 제출해 유죄 증거가 된 자필 진술서는 오탈자 하나 없었다”며 “대필 진술서도 쓰지 못하는 사람이 교도관에게 직접 가 진술서를 작성했다는 걸 믿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A씨 부녀에 대한 다음 재판은 다음달 8일 오후 2시30분 광주고법에서 열린다. A씨 부녀는 지난 2009년 7월6일 순천에서 막걸리에 청산가리를 타 이를 나눠 마신 A씨의 아내인 C씨를 포함해 2명을 살해하고, 주민 2명에 중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돼 2012년 대법원에서 형을 확정받았다. A씨와 B씨는 광주지법에서 열린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으나, 2심에서는 각각 무기징역, 징역 20년형을 선고 받았다./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