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군 민간인 희생사건 ‘진실규명’ 결정 진실화해위원회 “국가기관의 민간인 살해, 헌법 위반” 김진수 기자

2023년 07월 05일(수) 20:50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지난 4일 제58차 위원회를 열고 ‘신안군 민간인 희생사건’ 등에 대해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

‘군경에 의한 신안군 민간인 희생사건’은 1950년 10월 신안군 증도면 병풍리에 거주하던 주민 24명이 인민군 점령기 부역자의 가족이거나 부역 혐의가 있다는 이유 등으로 증도면 병풍리, 등선리, 방축리 등에서 군인과 경찰에 의해 희생된 사건이다.

진실화해위원회 조사 결과, 10월 7일 국군은 증도면 병풍리 수복을 위해 소악도, 소기점도, 대기점도를 거쳐 병풍리로 들어와 인민군 점령기 부역자들을 색출하는 과정에서 민간인들을 부역자 가족이거나 부역 혐의가 있다는 이유를 들어 총살했다.

또 1950년 10월 21일과 31일 경찰은 좌익 혐의자를 색출하는 과정에서 민간인들을 증도면 등선리, 병풍리, 방축리 등에서 역시 총살했다.

진실화해위원회는 전쟁 중이라도 국가기관인 군인과 경찰이 비무장 민간인을 법적 근거와 사법 절차 없이 살해한 행위는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인 생명권,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고 적법절차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또 ‘적대세력에 의한 신안군 민간인 희생사건’에 대해서도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

이 사건은 1950년 10월 신안군 증도면 병풍리에 거주하던 주민 15명이 공무원, 우익인사와 가족이라는 이유 등으로 지방 좌익 등 적대세력에 의해 희생된 사건이다.

조사 결과, 인민군 점령기에 병풍리는 면 소재지와 바다를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어 인민군에 의한 희생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퇴각기인 1950년 10월 초 지도면(현 지도읍)에서 들어온 좌익들에 의해 공무원, 우익인사와 가족이라는 이유 등으로 주민들이 희생되는 일이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진실화해위원회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대해 희생자와 유족의 피해 회복 조치, 추모사업 지원, 가족관계등록부 등 정정, 평화·인권 교육 강화 등을 통해 국민 화해와 통합을 위해 노력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