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오염수 방류 ‘부합’ 평가에 안전 우려 ‘반발’ 남광주시장 상인들 “어떻게 믿고 먹나…업종 전환 고민” 광주전남공동행동 “IAEA 검증, 대안 고려 안해” 질타 안재영·안태호 기자

2023년 07월 05일(수) 20:50

사진은 광주 동구 학동 남광주시장.

“손님이 뚝 끊겨 문을 닫거나 업종을 바꿔야 할 판이에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후쿠시마 제1원전의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을 국제안전기준에 부합하다고 평가했지만, 광주·전남 지역민들은 안전을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다.

5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 남광주시장은 그야말로 ‘썰렁’했다. 길목 양 옆에 길게 늘어선 수산물 가게 좌판엔 갈치, 문어, 바지락 등의 상품이 즐비했지만 이를 사려는 손님은 드물었다.

어쩌다 한 번 누가 지나가면 가게에선 ‘깎아 준다’거나 ‘싱싱하다’며 호객 행위를 했지만, 행인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관심을 보이는 이들의 시선은 ‘원산지’에 꽂혔다.

양옥순(54·여)씨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소식이 들린 뒤론 국내산만 찾는데, 가격이 너무 올라 구매가 꺼려진다”며 “지금이야 경제 사정 때문이라지만, 방류 후엔 아무리 안전하다고 해도 믿고 먹을 수 없어 (수산물을) 찾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 종사자들의 시름은 더욱 깊었다.

홍어 도매상인 구모(66)씨는 “단골집인 장례식장에서도 구매량을 줄이는 상황”이라며 “아직 오염수가 방류되지 않았는데도 매출 하락이 심각한데, 실제 방류 후엔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두려울 정도다”고 근심을 드러냈다.

인근 횟집 상인 김모(44)씨도 “사람이 줄다 못해 뚝 끊겨 폐업과 업종 전환까지 고민하고 있다”며 “안전하다는 국제 보고서가 있어도 방사능 오염수가 섞인 바다에서 자란 수산물을 누가, 어떻게, 뭘 믿고 먹겠냐”고 한탄했다.

이날 광주·전남 250개 시민사회·환경단체 등으로 구성된 ‘일본 방사성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광주전남공동행동’은 성명서를 통해 “IAEA의 검증은 그간 제시됐던 ‘육상 보관’, ‘고체화’ 등 대안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결과”라고 질타했다.

또 “방사선방호 국제 표준의 기본 원칙인 ‘정당화’도 평가하지 않았고, 오염수 해양 투기가 국경을 넘어 피해를 줄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평가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이는 더 엄격하게 오염물질 투기를 제한해야 할 도쿄전력에 아무런 책임을 묻지 않고 면죄부만 준 꼴이다”고 꼬집었다.

때문에 단체들은 “처음부터 오염수 해양 투기라는 답을 정해 놓고, 스스로가 정한 원칙도 고려하지 않고 진행한 IAEA의 검증은 한국은 물론 국제사회의 신뢰와 동의를 받을 수 없다”며 “도쿄전력과 일본정부는 무책임한 해양 투기를 포기하라”고 촉구했다.

/안재영·안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