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원전 오염수 방류 목전인데 정치 공방만 벌일텐가

2023년 07월 06일(목) 20:28

수산시장 상인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에 안전성 문제가 없다는 최종 보고서를 냈지만 손님 발길은 이미 끊긴 상태다. 코로나19 팬데믹도 힘겹게 넘겼는데, 정말 장사를 접어야 할 판이다.

유엔 산하 기관의 발표라고 해서 전적으로 신뢰하는 국민들이 얼마나 될지 의문스럽다. 소비자의 마음을 다시 돌리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며 상인들은 울상이다. 본보가 찾은 남광주시장은 어쩌다 누가 지나가면 ‘깎아준다’거나 ‘싱싱하다’며 권했어도 돌아오는 반응은 싸늘했다. 한 상인은 아직 오염수가 유입되지 않았는데도 매출 하락이 심각한데 이후엔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두렵다고 하소연했다. 횟집 수조 물을 떠먹는 한 정치인의 퍼포먼스에는 분노를 드러내고 있다.

광주시민사회단체도 방사능 영향이 무시할 수 있을 정도라는 IAEA의 검증에 대한 불신을 나타냈다. 250개 시민사회·환경단체 등으로 구성된 광주전남공동행동은 성명서를 통해 “국제 표준의 기본 원칙인 ‘정당화’도 평가하지 않았고, 오염수 해양 투기가 국경을 넘어 피해를 줄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평가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면죄부만 준 꼴이라고 꼬집었다.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지만 정부와 정치권은 연일 공방만 벌이고 있다. 대통령실은 발표 내용을 존중한다는 입장으로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에 둘 것이라 하고 야당은 일본산 수산물 전체를 수입 금지하는 내용의 입법을 검토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안전하다고 반복할 것만 아니라 실질 대책을 세워야 한다. IAEA 보고서에서 누락됐다는 ‘육상 보관’, ‘고체화’ 등 그동안 제시된 대안을 고려할 수 있도록 압박해야 한다. 최인접국으로서 당연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다. 국회도 정쟁의 대상으로만 삼아선 안되겠다.

수산물 소비 감소세가 가파르다. 수산업 비중이 높은 전남은 가장 큰 타격을 받는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준비를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다. 성의 있는 행동을 우리 정부는 거듭 촉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