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시대위원회 출범에 서서 / 김병도 |
| 2023년 07월 09일(일) 18: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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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법에 따르면 정부와 지자체는 시도별 지방시대 계획을 기초로 중앙부처가 수립한 부문별 계획을 반영해 5년 단위 지방시대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1년 단위로 시행계획 이행상황을 평가한다. 지역의 자생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회발전특구의 지정·운영 근거도 신설되었다. 기회발전특구에 이전하는 기업은 감세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당초 정부 원안에 포함됐던 교육자유특구 신설 관련 조항은 제외됐다. 교육자유특구는 지역별 맞춤형 공교육을 할 수 있도록 자율권을 주는 것이 골자였다. ‘지역별 서열화’, ‘입시경쟁 유발’의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으로 인해 삭제되었다. 정부는 특별법에서 위임한 지방시대 종합계획 수립, 기회발전특구 지정, 지방시대위원회 설치·운영에 관한 세부사항을 규정한 시행령을 1개월 이내에 제정할 방침이다.
특별법 제안 배경은 수도권 집중화에 따른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하고, 지역의 특성에 맞는 자립적 발전과 지방자치분권 등을 통해 지역이 주도하는 지역균형발전을 추진하기 위함이다. 국민 모두가 어디에 살든 균등한 기회를 누릴 수 있는 지방시대를 효율적으로 구현하기 위하여 그간 자치분권위원회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기능을 분산적으로 수행하면서 상호연계가 미흡하였던 점을 보완하고자 했다. 통합된 지방시대위원회의 실효성을 강화하며, 효과적이고 체계적인 지방자치분권, 지방행정체제 개편 및 지역균형발전의 추진체계를 구축하려는 것이다.
특별법 설치로 이제 ‘지방시대’가 첫 여정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 주목할 법제5조를 살펴보자. 제5조는 5년 단위 지방시대 종합계획을 지자체가 수립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행력 담보를 위해 국무회의 심의, 대통령 승인 및 국회 보고를 하도록 했다. 자체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이행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은 출발선이 다르다. 서울도 지방이고, 전남도 지방이다. 지방자치단체 자체 개발계획을 바탕으로 추진할 경우, 지금보다 더 심각한 양극화가 나타날 개연성이 높다. 모든 영역, 특히 전략, 정책, 재원 등에서 비수도권이 우선권을 확보할 수 있는 조항이 필요하다.
특별법은 행안위를 통과하면서 기회발전특구에 수도권내 인구감소지역을 포함시켰고, 법사위를 통과하면서 교육자유특구를 삭제했다. 기회발전특구 대상 지역은 당초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이었다. 그러나 행안위 논의과정에서 수도권 지역 중에서 접경 지역과 인구 감소 지역 중 균형위가 정하는 지역도 가능하도록 했다. 경기도 내에서도 소외된 북부 지역은 포함되어야 한다는 요청에 따른 것이다. 교육자유특구는 학교 설립 및 운영 규제 완화를 통해 지방 명문학교를 육성하면, 지방으로 인구를 유인할 수 있을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민주당 등 진보진영에서 일반고 슬럼화, 학교 서열화 현상 등이 나타날 것을 우려하여 해당 조항을 삭제했다.
그간 정부의 예산 운영방식과 의사결정방식이 사람, 기업 중심이고 효율성, 타당성 중심이었다. 이와 같은 기준이 계속 적용된다면 앞으로도 수도권 중심의 발전은 더욱 가속화될 개연성이 크다. 비수도권에도 사람과 기업이 찾을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필요하다. 그간 효율성, 타당성 중심의 정부재정 운용방식을 획기적으로 사고를 전환 해야 한다.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를 선언적으로 활용하지 않기를 바란다. ‘지방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
‘살기 좋은’은 아닐지라도 ‘살 수 있는’ 지방으로 만드는데 특별법이 실효적인 역할을 하길 바란다. 중앙은 지방으로, 수도권은 비수도권으로 향해야 한다. 사람과 기업이 일극으로 치닫게 되면 결국 국가전체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이 위협을 받는다. ‘한강의 기적’이 아니라 ‘한반도의 기적’을 일궈내는데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이 씨줄날줄 역할을 잘 해내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