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익명’ 내부 게시물·고발성 민원에 광주 공직사회 ‘술렁’ 서구의회, 강매 의혹 ‘사실무근’ 결론…직원만 속앓이 안재영 기자 |
| 2023년 07월 09일(일) 19:55 |
최근 익명으로 특정 집단을 평가하는 내부 게시물과 증거 없는 고발성 민원이 제기되면서 광주 공직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누군가는 공연히 구설수에 올라 억울함을 토로하는 한편, 일각에선 글쓴이를 찾다 못해 수사 의뢰까지 하는 등 익명의 취지에서 벗어난 비화와 촌극마저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9일 광주 서구의회에 따르면 지난달 2·15일 서구청장 직통 민원 창구 바로 문자 하랑께로 접수된 의회사무국 직원 2명이 화장품을 강매했다는 내용 등의 민원은 ‘사실이 아니다’고 결론지었다.
서구의회는 사실 관계 확인을 위해 민원인에게 증거 자료 제출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고, 의혹이 제기된 직원 모두 민원 내용을 극구 부인함에 따라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특히 강매 의혹을 받은 직원 중 한 명은 억울함에 감사를 자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직원 역시 ‘사실무근’을 주장함에 따라 서구의회는 ‘사실이 아니다’는 확인서를 받고 조사를 종결했다.
민원은 종결 처리됐지만, 증거도 없이 제기된 익명의 의혹에 입방아 오른 한 직원은 변호사 자문을 구하는 등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인과관계는 다르지만, 광주 북구의회도 의원들과 직원들을 품평한 익명의 글쓴이를 상대로 법적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 7일 북구의회는 4일 북구청 새올행정시스템에 올라온 ‘안타까운 所懷(소회)’라는 제목의 글과 관련, 북부경찰서에 수사 의뢰했다.
글은 북구의회 전 의원 20명과 소속 공무원을 영문 이니셜로 구분하고 품평하는 내용으로, 개중 일부에는 힐난·폄훼하는 표현도 사용됐다.
게시물은 작성 당일 삭제됐지만, 상황은 진정되기는커녕 악화되는 모양새다.
특히 의회에서 익명의 글쓴이를 찾기 위한 자체 조사를 넘어, 의원총회를 열고 법적 대응을 결정하면서 안팎에서 잡음이 일고 있다.
한 공무원은 “익명 시스템이 왜 존재하는 지 생각하지 않고 글쓴이가 누군지 찾겠다고 확인하려 드는 게 사찰이 아니면 뭐냐”며 “내부 게시판도 실명제로 바꾸자고 하진 않을까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다른 공무원도 “익명에 숨어 같은 직원들까지 품평한 글쓴이의 행동도 옳다고 생각되진 않는다”면서도 “내용에 대해 자성하지 않고 고소를 결정한 의원들의 행동도 웃지 못할 촌극이다”고 비판했다./안재영 기자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