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의웅의 캔버스 산책]영산강 350리(1)

2023년 07월 10일(월) 19:11

‘용소 폭포’

강물의 발원지는 두 가지로 나뉜다. 섬진강 발원지 대미샘처럼 물이 솟아 발원지가 된 경우와 실핏줄 같은 물이 모여 발원지가 된 것이 그 경우다. 영산강의 발원지는 용이 하늘로 올라가는 형상이라 해 ‘용소 폭포’라 한다

가마골에서 발원한 개울물들이 끊기지 않고 모여 흐르는 곳, 영산강은 전라도 산골짜기에서 모여든 개울과 개울이 모여서 만들어진 강이다. 개울이 내를 만들고 마침내 큰 강을 만들어 목포 앞 바다로 흘러든다.

우리는 담양호에 도착해 지극 정성으로 하늘을 보며 하늘님이시여 우리를 굽이 살피시고 봄 꽃 피는 섬진강 650리처럼 영산강 350리 길을 따라가는 여정을 무사히 마치도록 도와 주시옵소서.

묵념을 마치고 걷기 시작했다. 담양 댐 밑에서 석현천을 따라 남류하다가 금성천과 만나 한참을 내려와 봉황천과 원율천을 걷다보니 담양읍에 도달한다. 물이 조금씩 많아지면서 강의 모습이 조금씩 나타나지만 어딘가 서운한 마음이 든다. 섬진강과 비교하면서 나는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과 하나가 돼 말없이 낮은 곳으로만 흐르는 물을 보며 자연과 사람이, 서로 섬기고 경외하는 시간이 많았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해진다.

넓은 농토와 함께 고유의 문화와 역사를 자랑하는 영산강도 점차 오염이 심해지고 있다.상류부터 오염원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댐들이 생기면서 홍수는 사라졌으나, 유량이 줄어 강의 오염으로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는 것도 안타까운 일이다.

강의 오염과 생태계 파괴를 막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영산강 주변에 사시는 농민들은 가난하지만 자신보다 이웃을 배려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 그들을 만나면 발걸음이 절로 가벼워진다.

<영산강에서 화가 노의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