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 위상 광주비엔날레 내년엔 더 멋진 축제로

2023년 07월 10일(월) 19:45

제14회 광주비엔날레가 94일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Soft and Weak Like Water)를 주제로 32개국 79명(팀) 작가가 참여해 기후변화 등 인류가 직면한 다양한 담론을 담은 300여개 작품을 선보였으며 50만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최장 기간, 최대 규모였다. 광주 전역을 역동하는 동시대 미술 현장으로 엮어내면서 코로나19 이후 문화예술 향유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는 데 기여했다. 수준 높은 고품격의 전시로 관객의 몰입을 높이는 한편으로 난해할 수 있는 현대 미술에 대한 친근감 있는 접근으로 저변을 크게 확대했다. 파빌리온전에는 중국·우크라이나 등 9개국이 참여, 교류와 홍보의 장이 됐다. 하지만 아쉬움도 남겼다. 구태의연한 운영과 정체성 논란 등의 지적이 제기돼온 가운데 지역 미술계와 충분한 논의와 교감 없이 이뤄진 박서보 예술상은 1회 수상으로 막을 내렸다.

비엔날레는 물 흐르듯 차분한 전시로 성찰하고 치유받는 시간을 제공했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으로 알려진 광주에서 저항, 탈식민지화, 환경과 관련된 문제를 다루는 정치적이면서도 시적인 작품이 적지 않았다는 언론의 호평도 나왔다. 세계 5대 비엔날레로서의 명성을 재확인했다. 현재 사회가 직면한 의제를 편안하게 전달했다.

내년 9월 제15회 행사가 연달아 준비되고 있다. 원래대로 짝수 연도 9월로 정상복귀다. 특히 창설 30주년의 해로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세계적인 비평가이자 큐레이터 니콜라 부리오 씨가 예술감독으로 이미 선임됐으며, 인류 문명사에 전위적인 화두를 던지는데 초점을 맞췄다. 아시아를 넘어 전세계를 선도하는 국제미술도시 광주의 위상을 확인하는 매우 화려한 자리로 만들기 위해 속도를 내야 한다.

메인 무대인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외에도 도심 곳곳에서 더욱 멋진 축제가 펼쳐질 것이다. 현대 미술의 동향을 가늠하고 이끌어가는 세계 최고의 비엔날레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