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소의대’ 정원 확대 방안 문제점 ‘수두룩’ 수도권만 수혜…의료격차 해소 취지 어긋나 김원이 “장기적 관점서 의대·부속병원 건립” 김진수 기자

2023년 07월 10일(월) 20:34

최근 의대 정원 증원 논의와 관련, 일각에서 정원 50명 미만의 ‘군소의대’ 위주로 정원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는 전남에 매우 부정적인 방안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군소의대’ 위주로 정원이 확대될 경우 호남권이 배제될 수밖에 없어 지역균형발전과 의료격차 해소라는 당초 취지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목포)이 10일 교육부와 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국내 의대 40곳 중 정원 50명 미만인 곳은 총 17곳(42.5%)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서울아산병원과 연계한 울산의대(40명), 삼성서울병원과 연계한 성균관의대(40명)를 비롯해 아주의대(40명), 인하의대(49명) 등이 ‘군소의대’에 속한다.

의료계는 군소의대 중 ‘빅5’ 병원(서울대·서울아산·삼성서울·서울성모·신촌세브란스병원)과 연계된 곳이나, 1천병상 이상의 상급종합병원을 소유한 곳은 의대 정원이 늘어도 충분히 수용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정원 50명 미만 의대만 정원을 늘릴 경우 호남권이 배제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광주에는 전남의대(125명)와 조선의대(125명)가 있지만 시·군 단위나 섬지역 등에는 의사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전남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의대가 없는 곳이다.

실제 지난해 우리나라 지방의료원의 의사 결원율은 평균 14.5%인데 전남은 25.8%에 달했다. 시·도별 권역응급의료센터의 중증응급환자(심근경색·뇌졸중·중증외상) 전원율 역시 전국 평균 4.7%, 전남은 9.7%로 2배 이상을 기록했다.

군소의대 증원 만으로는 의대 없는 지역인 전남의 의료공백을 해소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게다가 정원 50명 미만 의대 부속병원과 협력병원 총 26곳 중 12곳은 수도권에 집중돼있다. 새로 늘어난 의사인력이 수도권에서 인턴·전공의를 마친 후 다시 수도권에 정착할 확률이 높다는 의미다.

특히 아산병원, 길병원, 인하대병원, 아주대병원 등은 수도권에 500병상 이상의 분원 설립을 추진 중이다. 향후 전공의를 포함한 수백명의 의사를 신규 채용해야 하는데 군소의대 증원 혜택이 사실상 이들 빅5 병원과 수도권 대학병원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김원이 의원은 “늘어날 의대 정원을 ‘정원 50명 미만’ 의대에만 배정한다면 가장 수혜를 보는 곳은 결국 빅5 병원과 수도권 대학병원이 될 것”이라며 “기존 의대를 중심으로 증원해야 한다는 주장은 교육의 효율성만 따지는 공급자 중심의 시각으로 의료격차 해소와 지역균형발전이라는 국가의 책무를 망각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 의원은 “정부는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남권에 국립의대를 신설하고 부속병원을 함께 설립하는 등 지방의료 확충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