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호흡으로 음미하는 명인들의 국악열전 ●광주 전통문화관 ‘진ː소리’ 12월까지 매달 넷째 주 금요일 판소리, 가야금·아쟁산조 등 총 6차례 명품 무대 펼쳐져 최명진 기자

2023년 07월 11일(화) 20:36

광주문화재단 전통문화관이 매월 넷째주 금요일에 전통 국악무대 ‘진ː소리’를 개최한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서영호, 양신승, 박미정, 송선명,이난초, 김형섭.

‘질고 깊은 우리 소리를 만나다’

광주문화재단 전통문화관이 2023 무등풍류 뎐 사업의 일환으로 전통 국악무대 ‘진ː소리’를 개최한다. ‘진ː소리’는 판소리나 산조에 쓰이는 장단 ‘진양조’에서 차용한 표현이다. ‘길다’는 의미의 전남방언 ‘질다’와 ‘참되다’, ‘깊다’의 의미가 결합돼 ‘긴 호흡으로 느리게 감상하는 전통 국악의 진짜 소리’를 뜻한다.

오는 21일을 시작으로 12월까지 매달 넷째 주 금요일 오후 3시 총 여섯 번에 걸쳐 명품 무대가 펼쳐진다.

7월 첫 무대를 열어줄 무대는 김형섭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의 최옥삼류 가야금산조 무대다. 남도풍의 가락을 바탕으로 한 절제된 성음이 특징이다. 장단은 정택수 국립국악원 정악단 단원이 맡는다.

8월25일은 양신승 전승교육사의 판소리 고법 무대다. 판소리 무대를 뒤에서 이끌어주던 고수의 북소리를 전면에서 이야기와 함께 들을 수 있는 기회다. 함께 할 소리꾼은 박지윤 춘향국악대전 대통령상 수상자와 이재영 서편제 보성소리축제 대통령상 수상자다.

서영호 명인의 서용석류 아쟁산조 무대는 9월22일 펼쳐진다. 서용석류 아쟁산조는 애절함이 깃들어 감정의 깊이가 느껴지며 매우 격정적이기도 한 남도음악 특유의 소리를 잘 담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고수는 윤종호 나주삼현육각보존회 회장이 맡았다.

10월27일에는 이난초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보유자의 ‘흥보가’ 공연이 예정돼 있다. 이난초 보유자는 동편제 5대손인 강도근 명창에게 흥보가를 이수하고 그 원형을 잘 보존하고 있으며, 대체로 힘이 있고 남성적인 동편제 소리에 섬세함까지 겸비한 이 시대 대표 여류명창이다. 이날 공연에서는 임현빈 남원시립국악단 수석단원이 고수로 함께한다.

송선명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 수석단원이 연주하는 ‘원장현류 대금산조’는 11월24일 진행된다. 이 곡은 원장현 명인의 삶의 무게가 배어있는 특유의 더늠(소리꾼들이 자신의 장기로 부르는 대목)이 첨가돼있다. 음을 깊게 흔들어내는 시김새가 돋보이며 삶의 희로애락을 정교하게 표현한 곡이다. 고수로는 이왕재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 부악장이 출연한다.

12월 마지막 무대는 광주무형문화재 판소리 전승교육사인 박미정의 판소리 ‘동초제 춘향가’다. 박미정 전승교육사는 16세에 김향순 선생으로부터 동초제 흥보가를 사사받고 성창순 선생의 강산제 심청가와 방성춘 선생의 동초제 춘향가를 전수받아 소리의 깊이를 인정받고 있다. 장단은 양신승 광주시 무형문화재 전승교육사가 맡는다.

공연 관람을 위해서는 사전접수가 필수이며 전통문화관 (062-670-8502)으로 전화해 희망하는 공연 날짜와 연락처를 남기면 된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