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 외국인 고용 확대 호소하는 전남 조선업계

2023년 07월 11일(화) 20:47

외국인 숙련기능인력(E-7-4)으로의 비자 전환 근무 요건을 법무부가 5년에서 4년으로 완화했다. 이 제도는 비전문취업(E-9) 종사자가 일정 기간 근무하면 체류자격을 주는 것이다. 또 지난해 2천명 수준이던 쿼터도 올해 3만5천명 규모로 17배 상당 확대한다. 전례 없는 호황을 맞은 전남 조선업의 인력난 해소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전 세계적인 선박 수주 증가에 따라 전남 서남권 주력인 조선산업의 인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5월까지 수주 잔량은 137척, 금액은 202억 달러에 달하는 규모로 알려졌다. 3-4년 치 일감을 확보한 상태라고 하지만, 현장에서 일할 사람을 확보하지 못해 물량을 반납해야 하는 위기에 처해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조선업 근로자는 1만2천872명이 부족할 것으로 추산된다. 업체간 쟁탈전까지 치열해지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영암군 현대삼호중공업을 방문해 LNG 운반선 건조 현장을 살펴본 뒤 협력사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애로사항 등을 청취했다. 지역 협력사들은 외국인 인력 공급을 더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할당제의 개선을 요청했으며, 노동자들 역시 탄력적 근무 형태를 건의하고 나섰다.

현재 전남 조선산업 종사 비전문취업 외국인 근로자만 2천400여 명에 이른다. 이번 숙련기능인력 비자 완화 조치로 체류기간 제한이 없어지고 배우자와 자녀 초청이 가능해 가족과 함께 지역에 정착하는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남도는 앞으로도 내국인을 비롯해 외국인력 수급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특히 저임금 구조 개선 등 숙련공 복귀를 위한 근본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 정부도 외국인 기능자들이 국내에서 안정적인 생활을 통해 침체된 경제 회복에 자발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조선업은 국민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된 국가기간산업으로 분류된다. 글로벌 경쟁력을 계속유지하기 위해 만성적인 인력 부족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 10년의 불황 뒤에 찾아온 초호황이다.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