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확산하지만 광주 중독치료기관은 유명무실

2023년 07월 11일(화) 20:47

광주지역 유일한 마약중독치료기관인 시립정신병원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혈청분석기와 뇌파검사기, 별도의 안정실, 격리실 등을 구비하지 않은 상태로 드러났다. 지정 기준에 판별검사 및 치료보호에 필요한 혈청분석기, 뇌파검사기, 정신과 전문의, 심리검사요원, 부대시설·장비 및 인력을 두도록 했지만 광주시립정신병원은 이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사정이 이러하니, 5개의 지정 병상을 운영하고 있음에도 마약중독자가 치료를 받은 기록은 지난 2017년이 마지막이었다.

마약이 일상으로 무분별하게 파고드는 현실에서 공공의료의 심각한 허점이 노출되고 있다. 마약은 은밀하게 밀수 규모가 확대되고, 비대면 생활 증가와 함께 구입 경로가 더 다양해지고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마약을 지칭하는 은어를 검색하면 판매 경로를 안내하는 글이 쏟아지고 다크웹과 텔레그램을 통해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심지어 이를 전달하는 고액 아르바이트까지 등장하는 실정이다. 10대 청소년을 비롯해 2030세대까지 급속도로 검은 유혹이 뻗치고 있다.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중독성 범죄로 늦기 전에 뿌리뽑아야 한다. 광주지역도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 경찰청과 마약퇴치운동본부는 마약 퇴출에 대한 사회적 염원을 담아 원로배우 최불암씨를 제1호로 올 연말까지 릴레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광주·전남에서도 동참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마약청정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마음과 정신이 모두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해서 강력한 처벌도 중요하지만 적절한 치료와 재활을 통해 사회 복귀를 돕는 인프라 구축도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징벌 뿐만 아니라 치료적 접근이 핵심이라고 한다. 호기심으로 시작했으나 스스로 벗어날 수 없는 질병이다. 광주시는 시립정신병원이 제 구실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정부도 안이한 태도로 치료기관을 방치해선 안 된다. 중독자 관리에 적극 대응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