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도 노동자입니다 / 강한솔 |
| 2023년 07월 11일(화) 20: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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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2021년 상반기 세대별 체감경제 고통지수 분석’에 따르면 15-29세 청년층의 체감실업률이 19.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40대 7.9%, 50대 8.7%, 30대 9.5%, 60대 11.3%로 나타난 것을 보면 다른 세대와 비교해 봤을 때 청년층의 체감 실업률이 2배 이상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2021년 OECD 통계에 따르면 15-24살 한국 청년의 고용률은 25.2%였다. 같은 연령대의 다른 국가는 평균 39%이다. 우리나라 청년들은 노동시장의 진입 자체가 늦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 현상의 주요 원인을 노동 시장의 수급 불균형으로 지목했다. 노동 시장의 수급 불균형, 취업난의 장기화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게 됐다.
청년들은 새로운 대안으로 프리랜서를 선택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로 경제적 타격을 입으며 특수 형태 근로 종사자가 높은 비율로 증가했다. 2021년 국세청 사업소득 원천징수 기준으로 살펴봤을 때 프리랜서 수는 787만명 정도로 예측된다. 이렇듯 프리랜서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수입의 불안정, 근로기준법과 사회보험 적용 제외 등 노동자로 인정받고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에서는 배제되고 있다.
프리랜서들은 멀리서 볼 때는 자유로워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는 현실은 생계유지를 위해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클라이언트들의 요청에 따라 일을 조절해야 하기 때문에 어디에서나 일할 준비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게다가 갑자기 일이 취소 되거나 기존에 계약된 보상을 받지 못해 손해를 보더라도 보호받지 못한다.
프리랜서들은 가정방문 점검인, 학습지, 배달, 택배, 대리운전, 퀵 서비스 등 아주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그 중 플랫폼 노동자들은 플랫폼의 높은 수수료도 감당하기 힘들며, 근로계약이 아닌 프로젝트별로 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별도의 주휴수당, 연차수당 등도 적용되지 않는 현실이다. 더불어 계약이 연장되지 않고 종료될 경우에는 수익이 바로 끊기게 돼 생계유지에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여러 지자체에서 프리랜서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례들을 만들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적용되기도 힘들다.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노동시간과 수입을 조사한 결과 경비를 제외한 급여 평균은 고작 시급 6천340원이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이들에게는 최저임금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낮은 보상에도 문제 제기를 하기가 어렵다.
아직도 공무원, 대기업, 정규직을 원하는 이들은 많다. 하지만 프리랜서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취업을 해도 원하는 일을 하지 못하거나 강압적인 분위기에 시달리기 때문에 결국 혼자 일하기를 선택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엔잡러, 부캐 등 청년 세대의 일의 방식 변화를 보면 전통적인 고용관계에서 벗어난 형태를 원하는 것을 살펴볼 수도 있다. 이 형태는 지금보다 더 다양해질 수 있다.
대학에서도 대학생의 사회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청년들의 욕구와 시대의 흐름에 맞춘 관심과 지원책이 필요하다. 취업 위주의 제도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제도와 교육 마련도 필요하다. 프리랜서를 하나의 직업으로 인정하고 교내에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할 필요성이 있다.
프리랜서들이 계속 늘어나는데도 관련된 제도들은 현실성이 부족하다. 프리랜서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부족한 것도 문제이다. 제도들이 다양한 형태의 노동자들을 모두 담지 못한다. 최근 들어 지원들도 많이 등장하고 있지만 미비한 수준이다. 모든 인간에게는 동일한 존경과 관심이 뒷받침돼야 한다. 자유로움 뒤에 그 누구보다 불안하게 일하고 있는 프리랜서 노동자들을 위한 촘촘한 고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