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신생아 암매장’ 친모, 사실은 ‘생매장’ 전남경찰, ‘살인’ 혐의 구속영장 신청…야산 수색 이틀째 오복 기자

2023년 07월 12일(수) 20:35

경찰이 생후 이틀 된 아이를 암매장한 친모에 대한 혐의를 ‘아동학대치사’에서 ‘살인’으로 변경했다.

12일 전남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에 따르면 이날 오전 살인 혐의로 30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지난 2017년 10월27일 목포 한 병원에서 출산한 아들을 이틀 뒤 광양의 친정어머니 집 인근 야산에 묻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에게 우유를 먹이고 트림을 시켰는데 화장실에 다녀오니 숨을 쉬지 않았다”며 “출생신고를 하지 않아 집 뒷산에 매장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어린이집 보육교사로 일한 A씨가 어린아이를 돌볼 줄 알았고, 아들이 돌연 숨졌다고 판단했는데도 119 등에 도움을 청하지 않은 정황을 토대로 보강 조사를 벌였다. 이후 추가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아이가 살아 있는 상태에서 매장했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지금까지의 진술을 토대로 친모가 아이를 땅속에 묻은 행위 자체가 살인 수단이 된 것으로 판단, 기존의 영아학대치사 혐의에서 살인 혐의로 변경했다.

경찰은 A씨의 진술 신뢰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향후 수사 내용에 따라 혐의는 변경될 수 있다.

경찰은 암매장지로 특정된 광양 야산에서 전날 폭우 탓에 중단한 발굴조사를 이날 오전 재개했다.

공범이 있는지도 조사할 계획이다.

A씨가 친부로 지목한 남성과 그 가족 등 주변인은 2017년 당시 출산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A씨의 범행은 의료기관에서 태어났으나 출생신고가 누락된 영아를 전수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담당 지자체는 다른 가족이 키우고 있다는 A씨 주장과 달리 아이 소재가 확인되지 않자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으며, 경찰은 지난 10일 A씨의 소환조사를 진행하면서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해 긴급체포했다.

이로써 시·도 경찰청에 접수된 수사 의뢰 총 62건(광주 30·전남 32) 중 2건(광주 1·전남 1)이 공식 수사로 전환됐다./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