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노동 특성 고려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필요” 강은미 ‘돌봄노동자 건강권 토론회’…관련 노동자 생생한 증언 김진수 기자

2023년 07월 12일(수) 20:36

정의당 강은미 국회의원(비례)과 공공운수노조는 지난 11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4간담회실에서 ‘돌봄노동자 건강 실태조사 발표 및 돌봄노동자 건강권 보장 제도개선안 마련을 위한 국회토론회’를 공동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현장의 다양한 돌봄노동자(요양보호사, 사회복지노동자, 보육교사, 장애인활동지원사)들을 비롯해 노무사, 변호사, 정부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강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돌봄 노동자는 건강권을 위협받고 있지만 질병이나 부상을 당해도 마음껏 쉴 수 없는 노동 조건 속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강 의원은 “돌봄노동자의 인권은 서비스 이용자의 인권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며 “보건복지부는 예산 확보와 돌봄노동자의 인권과 노동권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공공운수노조 박대진 정책국장은 526명의 설문조사와 집단인터뷰 진행 내용을 바탕으로 ‘돌봄노동자 건강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박 정책국장은 “응답자의 18.8%가 산업재해를 경험했다고 응답했으며 사업장에 유급병가를 시행한다는 응답은 49.4%에 불과했다”며 “돌봄노동이 서비스 이용자와 함께 하는 노동인 만큼 서비스 대상자로부터의 폭언·폭행 경험은 47%나 됐다”고 공개했다.

돌봄노동자들의 생생한 현장 증언도 이어졌다.

최현혜 요양보호사는 “돌봄노동은 인내와 체력에 한계를 느끼며 버티는 직업”이라며 육체노동을 지속적으로 반복하는 사례들을 언급했다. 요양보호사의 노동 강도와 노동 환경에 대해서는 “내가 쉬면 동료가 힘들어진다”, “노동강도가 더 이상 여기서 더 해지면 안될 것 같다”라며 인력 충원과 임금·고용안정 보장을 요구했다.

신혜란 보육교사는 1명의 보육교사가 다수의 아이들을 돌보는 보육환경 속에 ▲급히 식사를 하게 돼 위염, 식도염 등 위장 관련 질환을 겪거나 ▲아이들에게 감기가 옮는 경우 ▲목소리를 많이 사용해 성대 결절까지 오는 경우 ▲영유아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무릎을 꿇거나 영아들을 들어 올리는 등의 행동으로 다양한 근골격계 질환을 앓고 있는 현실 등을 토로했다.

열악한 돌봄노동자들의 노동현실과 관련한 전문가들의 토론도 이어졌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윤지영 변호사는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중 안전보건교육에서 사회복지 서비스업이 제외된 점과 산업안전보건법령에 근골격계질환의 경우 중량물제한, 중량표시 등만 정하고 있어 돌봄노동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돌봄노동 특성을 고려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 남우근 정책위원은 “건강권이 임금과 고용보다 더 후순위로 밀려나는 현실인 만큼 저임금과 고용 불안 문제를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