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정 아이파크 ‘부분 철거’…입주 예정자 ‘반발’ ‘협의 없이 상가시설 뺀’ 현산 계획서 승인한 서구청 ‘질타’ 해체 설명회 1시간만에 파행 안재영 기자

2023년 07월 13일(목) 20:41

HDC현대산업개발이 본격 철거를 앞두고 13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공사 현장 내 안전교육장에서 입주 예정자들을 대상으로 해체계획 설명회를 열었으나 1시간여 만에 파행됐다./안재영 기자

붕괴 사고가 발생한 광주 서구 화정 아이파크 철거에서 8개 동 지상 1-3층이 제외된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입주 예정자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HDC 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은 13일 오전 10시 광주 서구 화정 아이파크 공사 현장 내 안전교육장에서 입주 예정자들을 대상으로 해체계획 설명회를 열었으나 1시간여 만에 파행됐다.

최근까지 철거 범위를 지하층을 제외한 지상층 전체로 알았던 입주 예정자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쳐서다.

이들의 반발은 지난해 5월 정몽규 HDC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완전히 철거하고 새로 짓는 것이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가장 빠른 길’이라고 밝혔음에도 ‘공사 기간이 길어진다’는 현산의 어려움을 감안해 지하 1-4층에 한해 철거 범위를 양보했지만, 지상 1-3층 존치에 대해선 어떠한 사전 안내도 없었던 점에서 비롯됐다.

안전에 대한 지적도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사람의 하체가 단단해야 일어서고 달릴 수 있듯이 건물도 하부가 견고해야 상부가 버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거주층이 아니라고 해도 철거되지 않은 3개 층을 보거나 이용하면서 느낄 입주민들의 불안감은 어떻게 해소할 거냐는 날 선 질문도 쏟아졌다.

지상 1-3층 미철거 계획을 알았지만 이를 승인했고, 입주 예정자에 안내도 없었던 서구청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이에 이승엽 화정 아이파크 입주 예정자 대표는 “현 상황에서 해체계획 설명회는 의미가 없다”며 입주 예정자들의 요구인 ‘지상층 전체 철거’ 여부를 검토한 뒤 다시 만날 것을 제안했다.

이를 받아들인 현산은 해체계획 검토에 들어갔다. 결과는 2주 내로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호명기 HDC현대산업개발 A1추진단장은 “화정 아이파크의 주체이자 가장 걱정하고 궁금해 할 입주 예정자들에 대해 충분한 설명과 소통을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며 “안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의견을 경청하고 실행에 반영하겠다”고 사과했다.

서구 관계자는 “지난해 10월18일 현산과 입주 예정자 간 주거 지원 협약 이후 현산 측에서 지상 1-3층은 그대로 두고 철거를 진행한다는 계획을 입주 예정자에게 설명했다고 말해 그런 줄로 알았다”며 “확인해 보지 않고 (입주 예정자에게) 따로 설명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이후 신설된 1국·2과·5팀 규모의 ‘사고수습지원단’에는 입주 예정자 대응 업무 등을 맡는 수습지원팀이 존재한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