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그 지붕엔 그리움이 깊었더라 ‘동구 인문학당’ 이야기·건축사적 의미 담겨 최명진 기자

2023년 07월 16일(일) 19:04

시대와 역사를 담은 ‘동구 인문학당’ 이야기가 책으로 발간됐다.

출판사 상상창작소 봄과 동구 인문도시정책과가 펴낸 ‘붉은 그 지붕엔 그리움이 깊었더라’이다.

이 책은 광주의 대표 문화공간으로 자리한 ‘동구 인문학당’이 품은 이야기와 건축사적 의미를 담아냈다. 1954년 ‘동구 인문학당’이 만들어지기까지 그곳이 지닌 이야기와 그 집을 건축한 김성채 일가 이야기를 함께 수록했다.

책은 크게 2개 섹션으로 구성됐다.

먼저, ‘동구 인문학당 이야기’에서는 동구 인문학당 건물의 배치와 구조, 이 집의 설계 방식, 김성채와 그 일가에 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다음으로 ‘시대를 담은 집·역사를 닮은 집’은 한옥과 양옥이 결합돼 독특한 구조를 보이는 동구 인문학당 건축 배경과 공간이 지닌 건축사적 의미를 다루고 있다.

‘동구 인문학당’에는 1980년 광주 5월 민중항쟁 때의 사연도 깃들어있다.

당시 계엄군 총탄을 피해 김영자 여사와 박천학 선생이 이곳 지하실에 숨어 살았는데, 이들은 필요한 양식이나 생필품을 부엌에서 조달해 몇날 며칠을 버텼다고 한다.

정광민 건축사는 ‘동구 인문학당’에 대해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보다 평범하지만 보편적인 것이 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오르내리창과 장마루, 마루유리문 등을 통해 일본건축과 전통건축이 서로 습합돼 가는 과정을 살필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책의 저자인 김정현 상상창작소 봄 대표는 “공간에 대한 기억은 구성원들이 각자 살아왔던 삶의 이력과 지향에 따라 각기 다른 모습을 갖고 있다”며 “이렇듯 각자가 지닌 개성을 반영하고 다양한 모습이 투영된 공간의 기억을 되살리며, 현재와 교감하는 것이 지역의 자원이자 문화적 깊이를 일구는 바탕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동구 인문학당’은 동명동 근대가옥을 보존한 인문 거점 공간으로, 각종 전시와 공연·체험 등 다양한 행사와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민에게 삶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