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총파업 종료, 더 이상 혼란은 없어야

2023년 07월 16일(일) 19:17

민주노총 산하 보건의료노조가 정당성을 확인하고 국민의 지지와 사회적 공감대를 얻었다며 총파업을 이틀 만에 종료했다. 노조의 요구사항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확대와 간호사 대 환자 적정 비율 규정, 코로나19 대응에 따른 감염병 전담병원 회복기 지원 확대, 공공의료 확충 등이다.

그러나 개별 기관별로 임금·단체 교섭 상황에 따라 변수는 남아있다. 광주·전남에서는 다행스럽게 호남권역재활병원이 협상을 가장 먼저 타결지었고, 조선대병원과 광주기독교병원은 노사가 극적으로 합의점을 찾아 정상 근무하기로 했다. 전남대병원과 순천성가롤로병원 등도 현장으로 복귀해 이후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보건의료노조가 19년 만에 벌인 이번 파업엔 4만5천여 명의 조합원이 참가했다. 광주·전남에서는 14개 의료기관 15개 지부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가 응급실, 수술실, 중환자실, 분만실, 신생아실 등 환자 생명과 직결된 업무에 필수인력을 투입했지만 혼란은 불가피했다. 간호사들이 대거 빠진 병원들은 대체인원을 투입했으나 역부족이었다. 퇴원을 적극 권유하고, 2차 병원 전원과 함께 신규 입원을 줄이는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일부는 ‘개점휴업’ 상태가 됐을 정도로 심각했다. 총파업 장기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악화일로로 치닫는 국면이었다. 이제 수술을 앞둔 환자들은 불안한 마음을 진정시키게 됐다. 진료 차질 불편을 겪은 시민들도 시름을 덜었다.

지난 주 외래 접수창구에는 대기 순서를 알리는 벨 소리가 쉴 새 없이 들렸다. 반면 입원 병동은 텅 비워져 적막감이 흘렀다. 병원을 떠나고 싶은 조합원들도 없을 것이다. 정부는 인력대란 등 직면한 현안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개별 기관별 임단협 역시 원만히 해결돼야 한다. 노조도 보건의료 체계를 정상화하고 서비스의 질을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국민 건강권의 문제다. 정부대로, 각 기관대로 지속 소통하면서 사전에 갈등 요인을 제거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단 한 명이라도 애꿎은 피해자가 있어선 안되겠다. 더 이상의 의료 공백은 없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