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흉기 위협’ 직장폭력 피해자 자활사업 종료 ‘논란’ 당사자간 진술 엇갈렸지만 추가 조사 없이 해고 강행 안재영 기자 |
| 2023년 07월 16일(일) 19:55 |
광주 서구자활센터 한 사업단에서 폭언과 흉기 위협을 당했다는 직장폭력 피해자가 보호 조치는커녕 사업 참여 종료 통지(해고)를 받아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직장폭력 당사자 간 진술이 엇갈렸음에도 ‘계약 조건’을 이유로 추가 조사 대신 해고를 강행해 대처 미흡과 함께 사업 참여자들을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6일 서구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8시께 광주 서구자활센터 한 사업단에서 참여자 A·B씨 간 소란이 발생했다.
욕설이 오간 소동에 주변인들은 A·B씨를 분리 조치했고, 이후 사업단 팀장이 A·B씨를 상대로 경위 파악에 나섰다.
당시 B씨는 커피를 타다 A씨를 살짝 밀쳤는데, A씨가 욕을 해 같이 다퉜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A씨는 B씨가 아는 체를 안했다는 이유로 폭력을 행사하려 했고, 다툼이 아닌 일방적인 피해를 봤다고 반박했다.
이렇듯 상황에 대한 서로의 주장이 달랐지만, 센터 측은 추가 조사 대신 화해의 여지가 없고 계약서에 ‘폭력·폭행 등 근무태도가 불성실한 경우 사업 참여를 불허한다’는 조항을 이유로 A·B씨 모두에게 사업 참여 종료를 통보했다.
A씨 측은 부당함을 토로하며 당시 상황을 증명할 수 있는 CCTV 공개와 자활센터장과 직접 연락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모두 거절당했다.
CCTV는 전 직원의 동의가 있어야 열람 및 공개가 가능하며, 센터장의 연락처는 개인정보이니 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A씨는 지난 7일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접수했다. 민원에는 B씨로부터 욕설과 함께 ‘흉기 위협’까지 당했다는 내용이 새롭게 담겼다.
흉기 위협 내용을 뒤늦게 밝힌 이유에 대해 A씨는 해당 내용을 당시 B씨를 말렸던 주변인에게 뒤늦게 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관리·감독 의무가 있는 서구청은 민원 내용을 확인한 뒤인 지난 10일에서야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서구 관계자는 “상황 발생 후 작성된 최초의 진술서엔 흉기 위협 내용이 없어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서구자활센터 관계자는 “사업 참여자 간 소란이 일어나지 않는 게 최선이지만, 이미 일은 발생했고 구성원 간 분위기와 원활한 사업 진행을 위해 원칙대로 종료 통지를 내렸다”며 “통지와 함께 다른 사업단에서 근무할 수 있고 수당이 지급되는 교육 등을 안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진술이 엇갈렸음에도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지 않았고 ‘원칙’을 이유로 해고를 강행했다는 점에서 사업 참여자 보호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A씨는 “사회안전망 설치가 최우선 목적인 지역자활센터에서 피해자를 전혀 보호하지 않고 오히려 ‘위험인물’이라 지칭하며 사업단 퇴출을 결정한 데 있어선 어떤 이유도 설명될 수 없다”며 원직 복직을 소원하고 있다. /안재영 기자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