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정 “상실의 아픔 극복 다뤄…관객들 위로받길” ●김희정 조선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5번째 영화’ 개봉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전주국제영화제 폐막작 선정 국내 분량 100% 광주서 촬영…“광주시민 호응 기대” 오복 기자

2023년 07월 17일(월) 20:32

김희정 조선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광주에서 국내 분량의 100%를 소화한 영화인만큼 광주시민들이 많이 공감하고, 또 위로받길 바랍니다.”

광주와 폴란드 등 국내외를 넘나들며 활동 중인 김희정(53·여·사진) 조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가 다섯 번째로 연출한 장편영화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가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돼 최근 광주에서 시사회를 가졌다.

이 작품은 지난 2017년 출간된 김애란 작가의 소설집 ‘바깥은 여름’ 일곱 번째에 수록된 동명의 단편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됐으며, 영화에는 배우 박하선·김남희·전석호·문우진 등이 출연했다.

작품은 광주와 폴란드 바르샤바를 배경으로 갑작스럽게 남편을 잃은 ‘명지(박하선)’와 사고로 동생을 잃은 ‘지은’, 단짝 친구와 이별한 ‘해수’가 서로의 상실을 이해하고 치유받는 위로의 과정을 담고 있다.

특히 물에 빠진 학생을 구하려다 남편을 잃은 ‘명지’의 이야기는 광주에서 집을 구하고 일을 시작하면서 남편의 흔적을 마주하며 상실의 고통을 이겨나가는 과정이 공감을 이끌어 낸다.

또한 광주와 바르샤바를 오가는 지역적 특성이 영화에 잘 묻어나는데, 개인의 아픔뿐만 아니라 사회 속 개인의 아픔도 담았기 때문이다.

광주 오월 민주광장에서 해수가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가는 장면이나 명지가 목도하게 되는 바르샤바 헌법광장 장면은 역사적 트라우마를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두 도시의 특성을 깊이 녹여냈다.

이 작품은 호평 속에 한국 영화로는 7년 만에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돼 지난 5월6일 성황리에 상영됐고, 이달 5일 광주극장에서 시사회를 갖고 전국 극장에서 동시 개봉됐다.

김 교수는 “디지털 대안영화를 기치로 시작해 예술영화와 독립영화를 주목하고 발굴하는 영화제의 행보에 항상 관심이 있었다”며 “애정하는 영화제의 폐막작으로 선정돼 너무 기쁘고 영광스럽다”고 선정 소감을 전했다.

이어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는 전작 ‘프랑스 여자’에 이어 조선대에 재직하며 만든 두 번째 장편영화로 특히 광주에서 국내분량의 전체를 진행해 더 의미가 있다”며 “광주라는 도시와 개인의 아픔을 영화의 배경으로 삼아 관객들에게 상실의 슬픔을 극복하는 부분을 공감받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김 교수는 폴란드 우츠영화학교 졸업 후 칸영화제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선발돼 ‘열세살, 수아’의 시나리오를 완성하고 2007년 이 영화로 데뷔했다. 2011년에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피치앤캐치 수상작 ‘청포도 사탕: 17년 전의 약속’(2012)을 완성했으며, 2015 전주국제영화제 JCP 선정작 ‘설행_눈길을 걷다’(2015)는 예테보리국제영화제 등 다수의 영화제에 초청 상영됐다. 2016 부산국제영화제 APM 콘텐츠진흥원장 수상작 ‘프랑스 여자’(2019)는 전주국제영화제를 포함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샌디에고아시안영화제 등에서 상영됐고 최근작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는 2021 부산국제영화제의 APM 선정작으로, 2023 전주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각각 공식 초청돼 현재 국내 극장 개봉 중이다.

김 교수는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지석상 심사위원, 2022 도쿄필멕스영화제 심사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으며 현재 조선대학교 문예창작과 전임교수로 재직하며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