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미래차 특화단지, 균형발전 우선 고려해야 / 홍기월 |
| 2023년 07월 17일(월) 20: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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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가 오는 20일 발표하는 반도체·미래차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 유치가 유독 그렇다. 정부 발표 1주일을 앞둔 지금, 광주·전남은 극강의 ‘전력투구’ 중이다. 유치에 나선 다른 지자체들도 ‘전투’에 임하듯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지자체들이 사활을 거는 데는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반도체 특화단지 조성은 쇠퇴하는 지방 산업생태계를 복원시킬 수 있는 주요 동력이기 때문이다.
미래먹거리인 첨단 산업단지를 통해 지역산업을 지속가능하도록 유지·발전시킨다는 것이다. 하지만 권역 및 지자체마다 특화단지 유치에 대한 그 근원적 온도차가 있다. 수도권은 ‘반도체 1번지’, ‘반도체 수도’ 등에 방점을 둔 ‘산업적 측면’이 강하다.
정부는 지난 3월 용인시 남사읍 710만㎡ 부지에 2042년까지 300조원 규모의 세계 최대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열악한 시스템반도체분야를 보완하려는 것으로써 국내외 150여개 소재·부품·장비기업과 팹리스(반도체 제조 공정 중 설계와 개발을 전문화한 회사) 등이 시스템반도체 가치사슬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맥락이라면, 경기도 평택·화성·기흥·용인시 등에 반도체 산업을 집적화해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선봉장’으로 키우려는 속내를 감지할 수 있다.
반면, 광주·전남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지방소멸 위기에 놓인 지역을 회생시키는 ‘지역 심폐소생술’로 접근해야 한다.
첨단산업에 대한 군계일학(群鷄一鶴)의 산업적 관점보다는 지역을 살리는 지역균형발전의 ‘간절함’이 짙어야 한다. 특화단지 유치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 산업구조 재조정으로 지역의 미래를 지켜야한다는 ‘절실함’이 바탕이 돼야 한다.
지역균형발전을 근간으로 접근해야만 지역 산업 생태계의 고른 발전을 구현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와 함께 특화단지 유치를 위한 지역별 필요충분조건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
단언컨대, 광주·전남은 반도체 특화단지 유치를 위한 모든 조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우선, 두 광역단체가 ‘국내 유일의 초광역 반도체 특화단지 조성’을 상생 1호 협력 사업으로 그 의지를 굳건히 했다.
광주·전남의 강점은 ‘전력공급 확보’다.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 발전 전력이 풍부하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신·재생에너지 생산량은 1천805만4천339toe로 전국 17개 시·도 중 전남이 346만5천666toe로 1위를 차지했다. 신·재생에너지 지역별 공급에서도 전국 생산량의 약 19.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차 소부장 특화단지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광주의 전략산업인 미래차 분야를 고도화시키는 데 ‘미래차 국가산단 조성’과 함께 필수적이다. 여기에다 광주는 유일하게 기아차와 광주글로벌모터스(GGM) 두 곳의 완성차 생산기지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지난 58년간 자동차산업이 지역경제의 근간이 돼온 만큼 미래차 특화단지를 우리 광주시에 유치하는 것은 역사성을 담보한 적확한 논리임이 분명하다.
이 같은 상황에 비춰 반도체·미래차 소부장 특화단지 유치가 광주의 명운을 가른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그만큼 막중하고, 갈급하다. 더욱 조바심이 나는 것도 미래 광주를 이끌어가는 핵심동인이기 때문이다.
얼마 남지 않은, 예측 불가한 시간, 지역균형발전과 지역산업 재편성의 원시안적 혜안이 나오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