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환기 한·중 교류 협력 증진 위한 광주시의 역할 / 이동수 |
| 2023년 07월 18일(화) 20: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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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관계가 악화된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선, 국제질서가 변화하고 있다. 미·중 협력이 미·중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 한국과 중국은 이에 대한 인식과 해법에서 현저한 시각차를 보인다. 둘째, 윤석열 정부는 ‘가치 외교’를 기치로 ‘전략적 모호성’을 버리고 ‘전략적 명확성’을 선택했다. 중국이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 셋째, 한국은 중국이 우려하는 대만 문제와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피력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이를 자신들의 핵심이익 침해로 간주하고 ‘전랑외교’ 행태로 대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중 양국이 접점 마련을 위해 정부 당국자 간 고위급 회담을 개최하는 등 소통 채널을 가동하고 있지만, 앞으로 한·중관계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중관계는 현재 미·중 전략경쟁이라는 구조적인 도전을 받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대(對)중 반도체 수출 통제, 나토 확대 등 현안에서 한국의 행보를 계속 주시하고 있다. 한국도 장기화하는 미·중 전략경쟁과 환경영향 평가를 마친 사드 기지 운용 등에서 한·미동맹 밀착 행보를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중 경제 관계도 상호 보완 관계에서 상호 경쟁 관계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한·중 상생(相生)의 경제 관계로 회귀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여기에 중국의 기술 자립 가속화는 협력보다는 갈등의 일상화를 예고하고 있다. 바야흐로 한중관계가 전환기를 맞고 있다.
이러한 전환기적 상황에서는 중앙정부 차원에서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한·중관계를 풀어나갈 동력 확보가 어렵다. 광주시는 어떤 지자체보다 풍부한 대중(對中) 협력 인프라를 갖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한·중관계의 질적 발전을 위한 건설적인 역할을 모색해야 한다. 광주는 ‘신중국 창건 영웅 100인’에 선정된 정율성 선생의 출생지이자, 중국인들이 ‘라오 펑요유(老朋友)’라고 부르는 김대중 전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다. 중국은 광주에 총영사관을 개관하고 있고, 광주시는 전국 지자체 가운데 유일하게 차이나센터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또한 광주시는 중국 문화주간 행사 개최 등 다양한 문화교류를 통해서 한중 간 정서적 유대감을 높이고 있다.
광주시가 갖고 있는 이러한 장점을 활용해 대중 협력 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나갈 필요가 있다. 먼저, 한·중 교류 협력 확대를 위해서 미래 세대의 양국에 대한 이해를 제고해야 한다. 자매 및 우호도시를 중심으로 초중고 수학여행 교차 추진, 광주시 유학생 페스티벌 개최 등을 생각할 수 있다. 둘째, 중국 유학생에게 광주시 명소 소개와 홍보 방안 아이디어를 공모할 수도 있다. 관광지 소개 유튜브 공모전 개최도 한 방안이다. 셋째, 중국의 내수 확대를 위한 인프라 투자와 광주시의 역점 사업을 연계하는 발전전략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5G,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데이터 센터 등 ‘동수서산(东数西算)’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를 광주시의 자동차, AI 등과 연계하는 방안도 효과적인 접근이다.
한·중관계는 국제환경의 구조적 변화에 깊은 영향을 받고 있다. 새로운 관계 설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중 간 핵심 이익의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갈등을 관리’해 나가는 지혜가 양국 모두에게 필요하다. 광주시가 가지고 있는 인적·물적 자원을 충분히 활용해 전환기의 한·중관계를 선도해 나간다면 양국 관계 안정화는 물론 광주지역의 지속적인 발전 역량 구축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