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지역맞춤형 통합하천사업’ 유명무실 지방하천 홍수피해 국가하천 5배 불구 관리 소홀 황룡강, 행정구역별 국가하천·지방하천 구분 관리 권은희 “급격한 기후변화, 행정이 따라잡지 못해” 김진수 기자

2023년 07월 18일(화) 21:09

기록적인 폭우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환경부가 지난해 홍수 피해에 대비하기 위해 마련한 ‘지역맞춤형 통합하천사업’이 있으나 마나 한 사업으로 전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전국적으로 지방하천의 홍수 피해액이 국가하천의 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환경부의 지방하천에 대한 관리는 여전히 상대적으로 소홀하다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18일 권은희 국회의원(국민의힘·비례·사진)에 따르면 장성 황룡강의 경우 지난해 ‘홍수에 안전한 지역맞춤형 통합하천사업’ 대상지로 선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올해에도 여전히 범람 위험 속에 홍수주의보가 발효돼 주민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3일 전인 지난 15일 수위가 급격히 높아지며 홍수주의보가 발효됐던 장록교와 제2황룡교 등이 위치한 황룡강은 3년 전인 2020년 8월에도 범람하면서 인근 34개 마을에서 25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바 있다.

이에 환경부는 지난해 12월 ‘홍수에 안전한 지역맞춤형 통합하천사업’ 대상지에 국가하천 18곳 중 하나로 황룡강을 선정했다.

이 사업은 정부와 지자체 협력사업으로 지자체가 실시설계와 정비사업을 직접 수행하되 환경부는 이를 지원하는 체계로 추진된다.

그러나 황룡강의 경우 행정구역상 송산교를 기점으로 지방하천과 국가하천으로 나눠 지방하천에 해당하는 송산교 이북 쪽은 사업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 이에 따라 환경부의 ‘홍수에 안전한 지역맞춤형 통합하천사업’이 제대로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권 의원의 지적이다.

실제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달 공개한 ‘재정분권 정착 및 지방이양 사업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자체의 열악한 재정 여건으로 인해 2021년 기준 국가하천의 하천 정비율은 95.0%인 반면, 지방하천은 77.5%로 낮아 하천 재해 대부분이 지방하천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2017년부터 2022년까지 발생한 홍수 피해액은 지방하천이 국가하천의 5배가 넘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권은희 의원은 “황룡강의 경우 국가하천과 지방하천으로 구획이 나뉨으로써 하천의 치수사업과 친수사업이 종합적으로 계획되지 못하고 있다”며 “지방하천이 지원받지 못해 사업별 독자적인 추진을 하다 보니 협력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이러한 재해가 매년 반복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권 의원은 “급격한 기후변화를 행정이 따라잡지 못해 지방하천 인근 주민들이 고통받고 있다”며 “지방하천을 국가하천으로 승격하거나 지방하천 관리에 대한 국비 지원 근거를 마련해 지방하천도 국가하천에 준하는 수준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