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도심 잇따른 ‘싱크홀’ 예사로이 볼 일 아냐

2023년 07월 19일(수) 20:09

광주시 도심에서 잇따라 싱크홀(땅 꺼짐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공사에 쉼없이 이어지는 거센 장맛비가 겹친 탓이다. 전문가들은 노후화된 하수관로를 지목한다. 낡은 관에서 평상시 조금씩 물이 새지만 최근 빗물 유입량이 많아져 자연스레 누수량이 늘어난 때문이란 분석이다.

구체적인 원인 파악과 더불어 이에 맞는 근본 대책이 시급한 가운데 심각한 인명 피해로 연결되는 싱크홀 사고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시민들은 불안하다. 지난 18일 서구 금호동 한 아파트 인근 왕복 2차선 도로에는 지름 70㎝, 깊이 250㎝의 땅 꺼짐이 일어났다. 불과 사흘 전 동일한 현상이 나타난 곳으로 서구청이 응급 보수에 나서 아스콘 등으로 공간을 메웠으나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앞서는 북구 풍향동의 2층짜리 상가 건물에서 기울어짐 신고가 접수돼 긴급 안전 조치가 이뤄졌다. 인근 지하철도 현장에서 지난달 말 싱크홀이 발생했던 만큼 북구는 여러가지 변수를 염두에 두고 조사를 벌이는 중이다. 또 동구 지산동 한 주유소 앞 인도에서 가로·세로 140㎝, 깊이 210㎝ 크기로 지반이 내려앉았으며 60대 여성이 추락, 부상을 당했다. 여기와 5m 정도 떨어진 지점에서도 가로·세로 60㎝, 깊이 80㎝의 땅이 무너져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의 바퀴가 이탈했다.

전문가 지적대로면 설치 후 20년 이상 된 노후 하수관로가 광주 전체의 40%에 이르는 상황에서 싱크홀이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예산난만 읊조릴 게 아니라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 대대적인 정비 사업을 추진해야 하겠다. 도시철도 2호선도 굴착 시 시멘트를 단단하게 하는 공법을 사용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지하철 공사 구간이나 낡은 하수관 매설 지대를 중심으로 사고 예방을 위한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한다.

단시간에 특정 지역에 장대비를 쏟아붓는 ‘극한기후’다. 경험하지 못한 장마다. 광주시와 자치구는 예찰활동을 강화하는 등 시민 안전에 힘써야 한다. 만일의 불상사를 예방해야 한다. 항구적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