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휩쓸린 먹거리 물가, 서민 밥상도 비상등

2023년 07월 20일(목) 19:54

기상이변에 따른 폭염과 폭우에 농산물 피해 역시 눈덩이로 불어나고 있다. 밥상물가가 치솟는 것이다. 자고 나면 오르는 물가 폭등에 서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광주에서 적상추(이하 상품, 4㎏ 기준)는 5만4천600원에 거래됐다. 1주일 전보다 45.2%, 한 달 전에 비해 무려 177.1% 뛰었다. 시금치는 1주일 전과 비교해 21.4%, 한 달 새 217.9%, 얼갈이배추는 1주일 전보다 25.4%, 한 달 전 대비로는 115.9% 비쌌다. 올해 봄 냉해와 이른 더위로 작황이 좋지 않던 상황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엽채류의 피해가 컸던 탓이다.

여름철 수요가 많은 닭고기 소매값도 1㎏에 6천356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11.7% 상승했다. 공급량이 4% 가량 줄어든 가운데 최근 집중호우로 육계 58만1천300마리가 폐사했다. 추가 상승은 불보듯 뻔하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19일까지 서울 여의도 면적(290㏊)의 114배에 달하는 전국 농지 3만3천㏊가 침수됐다. 비닐하우스와 축사 등 농업시설 52㏊도 파손됐다. 가축 피해는 닭을 중심으로 모두 79만7천마리에 이른다. 배추도 급등해 ‘금(金)치 사태’가 되풀이 될 가능성을 키웠다.

여기에 러시아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세계 최대 곡물 수출길인 흑해 항로에 대한 안전보장 협정 연장을 거부하면서 내림세를 거듭하던 국제 곡물 가격이 강세로 돌아서고 있다. 밀과 옥수수값이 오르고 이를 주재료로 쓰는 빵, 면 등 식품도 인상될 수 있다. 축산 농가의 경우도 사료 등 생산비 증가에 따른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 이어 우유 원유값도 다시 오를 전망이다. 낙농진흥회 협상이 진행 중인데 사상 처음으로 ℓ당 1천원 돌파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서민들은 휴가가 끝나자 마자 9월 말 이른 추석까지 걱정이 태산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21개월 만에 2%대로 낮아졌으나 역대 최대폭으로 하락한 석유류 덕분이었다. 정부는 최우선 과제로 ‘물가 안정’을 꼽는다. 폭우로 급등한 먹거리 위주로 신속하게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 밥상물가 관리에 전력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