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선 ‘길 위에서’展, 내달 27일까지 광주롯데갤러리 기억 속 공간, 마음 풍경을 산책하다 그 시절 나에게, 지금의 나에게 건네는 안부 ‘목포 유달동’ 등 6개 시리즈 48점 작품 선봬 최명진 기자

2023년 07월 23일(일) 19:37

‘동화같은 집’

‘푸른 새벽밤’

저마다의 이야기와 기억들을 만들어내며 묵묵하게 살아가고 있는 시대 풍경을 다정한 안부로 물어오는 전시가 마련됐다.

광주 롯데갤러리는 다음달 27일까지 윤정선 작가 초대전 ‘길 위에서’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지난해 제주도 아트랩와산 레지던시 기간 동안 작업한 신작을 중심으로 꾸며졌다.

지난 3월 김세중미술관에서 시인 김남조와 콜라보로 진행한 기획전 ‘사랑하리, 사랑하라’ 출품작과 제2회 수묵비엔날레 초청작 ‘목포 유달동’ 시리즈를 포함한 6개 시리즈 총 48점 작품을 선보인다.

아울러 이번 전시를 계기로 윤 작가는 약 3주간 양림동 호랑가시나무와 동명동 한옥 레지던시에서 머물며 광주 구도심과 양림동 풍경을 작품화할 예정이다.

그의 작품은 기억 속 묻힌 장소들의 단순한 재현이 아닌 일상의 평범함과 순간의 섬세한 비범함 사이에서 비움과 채움, 침묵과 부재가 공존하는 시적인 내면의 풍경화다. 아무도 없이 비워진 시적이며 외로운 서사적 풍경은 그 자체로 의인화된 풍경이다.

작가이자 개인으로서의 삶과 사회적 자아로서의 삶 사이 생기는 균열과 고독을 깊숙하고 고요하게 응시하는 윤 작가의 회화는 그 시절 나에게, 혹은 지금의 나에게 묻는 안부로도 비쳐진다.

그는 기억을 풍경으로 바라보며, 시간이 축적된 기억의 공간에 관심을 두고 작업해 왔다.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거리와 풍경은 우리 생활 속 존재하는 장소들이고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추억과 기억의 장소일 수도 있다.

누구나 지나쳤을 거리와 동네의 모습들은 우리 사회의 한 모습이기도 하며, 작업을 보는 사람들 각자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상기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윤 작가는 “사적인 기억과 추상적인 느낌이 가미된 기억의 재현을 통해 전시를 방문하는 관객들이 저마다의 마음 산책을 통해 감성의 회복과 치유의 실마리를 찾아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윤정선 작가는 1971년 서울 출생으로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과 동대학원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이후 영국 브라이튼 대학교 순수미술석사, 중국칭화대학교에서 미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화인페이퍼갤러리, 도로시살롱,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소소갤러리, 금호미술관 등 14회의 개인전과 80여회의 국내외 단체전에 참여한 바 있다.

제24회 석남미술상,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 등의 수상 경력이 있으며 2005 금호영아티스트, 2007·2009 송은미술대상전, 2012·2021 소마드로잉센터 아카이브등록 작가로 선정됐다. 윤 작가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정부미술은행, 금호미술관,영은미술관, 양평군립미술관 등에 소장돼있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