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책

2023년 07월 23일(일) 19:37

▲해낙낙=조성국 저자

조선대 재학 당시 학내 민주화운동에 앞장서다 실형까지 살았던 저자 조성국은 1990년 수배 당시의 이야기를 ‘수배일기’라는 연작시로 써서 ‘창작과비평’으로 등단한 시인이다.

이번 시집인 ‘해낙낙’에서 저자는 집과 가족 이야기를 앞세운 뒤 그곳에서 느끼는 세월의 무상함을 자연의 여러 생명력 잇는 존재들의 위로로 씻어낸다.

고향을 떠나본 적 없는 그의 시에는 집과 가족 이야기만 가득하다. 저자는 인생길에서의 방황과 고투를 가족과 고향의 자연으로 맞서며 버텨낸다.

시에는 이웃에 대한 사랑, 인간과 자연의 조화, 삶의 근본성 회복 등에 대한 소망이 가득하다. 그에게 시는 시대로 훼손되고 황폐해진 자신의 삶을 되살리는 간절한 몸부림이라고 할 수 있다.

/시인의일요일



▲좋은 곳에서 만나요=이유리 저자

여기 실린 여섯 편의 소설은 서로 스쳐 지나는 찰나의 만남으로 얽힌 인물들이 자신의 죽음을 목도하며 비로소 진정한 무(無)의 세계에 이르는 생의 마지막 순간을 담고 있다.

한 생 한 생, 소중하지 않은 인생이 없듯, 그 죽음들 하나하나가 애틋하지 않은 것이 없다.

이 죽음의 순간이 전하는 애통함을 작가는 지독하고 세밀하게 묘사해낸다.

그렇게 만들어진 묵직한 문장은 아이러니하게도 생기 어리고 리듬감마저 띠고 있어 그 울림은 상당하다.

영원하지도 온전하지도 못한 생의 뒤안길을 사색하며 이유리 소설만의 다채로운 가능성들을 함께하길 기대한다.

/안온북스·



▲프리워터=아미나 루크먼 도슨 지음, 이원경 옮김

‘프리워터’는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다.

18세기를 배경으로 노예였던 12살 호머가 농장을 탈출해, 습지에 숨겨져 있는 탈주 노예 공동체, ‘프리워터’에 살게 되는 이야기다.

하지만 당시 시대를 이해하지 못해도 이야기의 재미가 훌륭해 읽는 데 문제되지 않는다.

10대 아이가 힘겹게 탈출해 판타지 같은 공동체 공간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는 여러모로 흥미진진하며, 그 속에 보편적인 사랑과 우정, 가족애 등이 울림을 준다.

우정과 용기, 십대의 성장과 가족애 등 여러 주제를 담고 있을 뿐 아니라 진정한 ‘자유’가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느끼게 한다.

/밝은미래·



▲마녀 문구점=임태리 글, 노아 그림

아이들과 마음이 딱 맞는 세 마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멜랑도라는 아이들이 와서 떠드는 지긋지긋한 문구점 대신 꽃가게나 향수가게 아니면 커피점을 열고 싶다.

그래서 할머니가 여행을 떠나자 이때다 싶어 ‘마녀의 문구점에 오지 마세요’라는 글을 열 장이나 써붙인다.

그런데도 꼬마들이 막무가내로 쳐들어와서 어질러놓자 차라리 마녀가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 마녀가 된다면, 멜랑도라는 무엇을 해보고 싶은 것일까.

/가문비어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