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마다 나라 이끌어가는 특화된 기능 존재해야 / 김재철 |
| 2023년 07월 23일(일) 19: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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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 지역 스스로의 노력은 당연한 말이지만 자치분권과 지역균형발전 토대구축 없이 스스로 지역발전을 추진하기에는 많은 어려움과 한계가 존재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특히 기술혁신기반의 새로운 산업구조로의 변화 속에서 인구는 감소하고 재정은 열악하여 중앙정부에 의존은 갈수록 커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 스스로 지역발전을 위한 보다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생각과 고민이 필요하지만, 지역간 격차를 줄이기 위한 중앙정부의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치분권과 지역균형을 더욱 강화하여 지방에서 요구하는 필요한 사업에 중앙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
지방은 각 지역마다 서로 다른 여건과 자원의 가치 그리고 발전 잠재력이 다양하다. 따라서 각 지역은 지역특성에 맞는 발전방향과 전략으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중앙정부도 각 부처의 예산규모나 지원사업에 지역이 휘둘려 지역의 창의성을 가로막고 있지는 않는지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지역전략산업 육성이 지역균형발전을 이룰 것이라는 생각에서 각 지역에 지원해주는 큰 규모의 사업들은 대체로 산업통상자원부 사업이었다. 따라서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이들 국비사업을 따오기 위해 관련 전문가를 동원해 사업기획안을 만드는 것이 연례행사처럼 됐다.
우리 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지역발전을 위한 현안사업은 대부분 산업기술지원 관련 인프라 확충이었으며, 이에 올인 할 정도였다. 예를 들면 광산업을 비롯해 바이오산업, 친환경자동차산업, 신재생에너지산업, 최근에는 인공지능산업과 반도체 및 배터리 산업까지 유행처럼 떠오르는 산업에 묻지 마 투자하듯이 관련 기술혁신 인프라를 확충해 온 것이다. 이처럼 20년 넘게 투자한 결과 관련 기업은 얼마나 생겨났을까? 아쉽게도 필자의 무지인지는 모르지만 우리나라 코스피 및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에 들어 있는 대기업이나 혁신기업이 새로 유치되었다는 소식은 별로 듣지 못한 것 같다.
오히려 현재 광주·전남 지역경제의 비중을 크게 차지하는 산업과 대기업은 1980, 1990년대에 유치된 걸로 안다. 당시 지역발전 사업은 지역주민의 생활은 물론 기업입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도로, 철도, 항만, 공항, 산업단지 등 인프라 확충이었다. 그때와 지금은 무엇이 달라졌을까? 오늘날 새로 성장하는 산업의 기술혁신기업은 단순히 기술혁신지원 인프라보다는 고급인력, 정보, 금융, 관련 기업 등이 집중된 지역을 투자입지 조건으로 선호하기 때문일 것이다. 새롭게 성장하는 기술혁신기업이 갈수록 수도권에 더욱 집중하고 있는 현상은 이러한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진정한 지방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우리나라를 이끌어가는 글로벌 기능이 각 지역마다 특화돼 있어야 한다. 모든 지역이 제조업 중심의 산업지역으로 발전할 것이 아니라 지역여건에 맞는 산업, 문화, 교육, 관광, 환경 등 다양한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어떤 분야라도 지역주민으로부터 공감을 얻고, 그 지역이 잘 할 수 있다면 그것이 어떤 부처의 사업이든 필요한 만큼의 지속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 현재 지역전략산업 육성에 지원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러한 지원체계로 바뀐다면 각 지역은 행정과 지역주민 그리고 전문가들이 지역에 대한 객관적 이해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과제발굴에 집단지성이 발휘될 것이다. 이를 통해 지방자치의 역량도 개성 있는 지역발전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