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소멸’ 논의, 섬세하게 접근해야” ●국회입법조사처 ‘지방소멸TF’ 전문가 간담회 김진수 기자 |
| 2023년 07월 23일(일) 20:40 |
‘지방소멸’ 논의가 농촌에 대한 낙인 효과를 초래하거나 한국 사회 특유의 ‘쏠림 현상’에 그치지 않도록 섬세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3일 “‘지방소멸 대응 연구 TF’가 지난 20일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는 다섯 번째 연속 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김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박사는 “농촌으로의 인구 유입책도 중요하나 현실적으로 농촌 인구구조 추세 자체를 막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지역사회의 여러 경제·사회적 하위 시스템들이 작동할 수 있도록 농촌 활력 제고에 정책의 일차적 목표를 두는 것이 여러 면에서 효과적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 박사는 “저밀도 농촌의 현실은 우리 사회가 곧 직면할 미래의 ‘선(先)경험’이라 할 수 있는데 현장에서 이미 시도되고 있는 다양한 자구책들을 향후 적극 검토하고 확대할 수 있도록 지금까지 당연하게 여겨진 규칙, 관행, 제도, 사업 시행지침 등을 변경하는 혁신적인 전략·정책이 요청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러한 혁신은 시장과 정부의 구분, 민간과 공공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자리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각종 보조금 사업은 사람의 활동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방향으로 재편해야 하며 그동안 성장 사회와 과밀 도시를 전제했던 정부 재정 투입 기준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발제 이후 ‘지방소멸 대응 연구 TF’ 구성원인 임준배·류영아·조인식·김규호 입법조사관의 자유토론이 진행됐다.
토론에서는 “우리나라는 농촌 지역 인구 감소 추세의 완화 정책에 주력하고 있는데 이와 동시에 이제는 이러한 현실에 적응하기 위한 근본적 전략을 마련할 시점”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또한 지역 소득의 역외 유출 감소나 지역 내 순환·재분배 등의 효과가 있는 사례를 넘어, 인구 감소 국면에도 지역 내에 소득과 부가가치를 반복적·누적적으로 형성할 수 있는 저밀도 경제 모델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 밖에 농촌에 ‘압축도시(compact city)’ 개념 적용의 필요성 및 적절성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거주 환경 등 주민 생활 여건을 고려할 때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의견과 사실상 실현 가능성이 낮고 추진 시의 비용-편익도 정교하게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또한 국회행정안전위원회, 국회미래연구원, 대통령소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국무총리 소속 외국인정책위원회 등에서 참석한 연구자들의 자유토론도 이뤄졌다.
이들은 ▲지역 경제의 하방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고 농촌의 활력 회복을 뒷받침하려면 무엇보다 ‘농업’ 자체가 지속 가능해야 한다는 점 ▲저밀도 지역에 페널티를 주고 있는 종류의 정책이나 사업 지침 등에 대한 범부처 차원의 검토 ▲읍·면에 정책 기획 및 의사결정 기능 부여 ▲농업이민 제도 검토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김진수 기자
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