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이별…제자리 삶은 늘 그리워지는 것 김보현 추모 9주기 기념전 ‘캔버스에 담아낸 날들’ 8월25일까지 조선대 김보현&실비아올드 미술관 최명진 기자

2023년 07월 24일(월) 19:50

‘가족 - 새와 우리들’ <조선대학교 김보현&실비아올드 미술관 제공>

‘대형 캔버스 위 구상회화, 관람객을 사로잡다’

한국회화 1세대 화가 고 김보현 화백의 1980년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가 펼쳐진다.

고 김보현 추모 9주기 기념전 두 번째 전시 ‘캔버스에 담아낸 날들 - 1980’s 구상회화 중심으로’가 오는 8월25일까지 조선대 김보현&실비아올드 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1980년대 이후 김 화백의 삶과 작품 세계의 변화 과정, 화폭에 담긴 자유로운 형상을 마주할 수 있다.

각 전시실에서는 가로 5m, 세로 2m가 넘는 김 화백의 대형작품이 전시됐다.

먼저, 제 1전시실은 작품 속 기하학적인 주제를 가진 삼각형의 단면들이 비춰진다. 삶의 안정감은 현실의 정신적인 측면과 물질적인 측면 사이 균형에서 비롯됨을 보여준다.

제2전시실에서는 고통스러운 삶의 현실에서 벗어나 이상의 세계를 동경하는 작가의 환상적인 비전이 상징적으로 표현돼 있으며, 한편에는 풀리지 않은 심리적 충격이 고스란히 담긴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제3전시실은 화려한 꽃, 다양한 색채, 가족 간 사랑이 넘치는 그림이 관객들을 맞이한다. 1980년대 그의 안정된 작업 환경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이 공간에서는 흥미로운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작품 ‘생선 B’가 거꾸로 설치돼 있는 것. 이 그림은 김 화백이 사인(Sign)을 하면서 위아래가 뒤바뀐 것인데, 이는 김 화백의 작품 세계에서 보여지는 해프닝을 그대로 반영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생선 B’

조선대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고통을 받아들이고 이를 승화하기까지의 과정에서 김 화백이 느꼈던 희로애락을 함께 거닐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김보현 화백은 일생을 바쳐 작업한 300여점의 작품을 조선대 후학을 위해 기증했고, 작품들은 조선대 본관 1층 김보현&실비아 올드 미술관(2011 개관)에 소장돼 있다. 조선대미술관은 김 화백에 대한 꾸준한 연구와 더불어 15차례 이상의 전시를 통해 그의 삶을 다각도로 재조명하고 있다.

한편, 전시 관람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주말 및 공휴일은 휴관이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