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시장과 청년 / 정재영 |
| 2023년 07월 24일(월) 20: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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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도 변했다. 예전에는 전통시장에 직접 방문해 상품을 보고 흥정하며 구매했으나, 이제는 온라인으로 검색해 가격비교와 함께 후기를 통해 상품을 판단하고, 필요한 만큼만 당일배송으로 구매하고 있다.
현재 전통시장은 쇠퇴하고 있는 오프라인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부족하고, 기존 고객들은 떠나고 있는 반면 새로운 고객들은 유입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는 시장 특성화 및 청년상인육성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 중 청년상인육성은 미래의 전통시장을 이끌 수 있는 청년상인을 육성하고 이를 통해 전통시장 활성화를 도모하는 사업이다.
단순하게 전통시장에 청년상인들이 장사를 시작한다고 생각해보자. 기존 시장에 없던 새로운 상품을 통해 새로운 고객층이 시장에 유입될 것이고, 낙수효과로 시장 전체의 매출도 늘어날 것이다. 또한 온라인 판매나 홍보도 기존 상인보다 수월하기에 시장 전체적인 홍보도 지속될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이러한 효과가 나타난다면 좋겠지만, 전통시장과 청년의 공생은 아직까지 어려운 과제이다. 전통시장 청년상인육성의 대표사업인 청년몰 사업은 공식적으로 2016년부터 시작됐다. 결론만 말하자면 잘 되지 못했다. 현재 예산시장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끌고 있는 백종원 대표도 대전중앙시장에 만들어졌던 청년구단(청년몰)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폐점을 막지는 못했다. 21대 국회 산업통산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정책현안 자료집에 의하면 2020년 3월 기준 전국 35개 청년몰을 통해 지원된 626개 점포의 영업률은 57%이다. 이렇듯 청년몰의 실패사례가 매스컴을 통해 알려지게 됐고, 현재 청년몰 지원사업은 새로운 청년몰을 만들기 보다는 기존 청년몰의 활성화 및 확장을 지원하며 개별 청년상인을 육성하는 사업으로 변했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은 무엇일까?
첫 번째, 장소적인 문제이다. 시장에서 가장 장사가 안되는 장소에 청년몰이 들어서게 된다. 경험이 많은 베테랑 상인들도 살리기 어려운 곳에서, 경험이 없는 청년들이 잘되기는 더욱 더 어려운 일이다.
두 번째, 기존 고객층과 신규 고객층의 미스매치 문제이다. 기존 고객층을 위한 상품은 이미 기존 상인이 판매하고 있기에, 대부분의 청년상인들이 시장에 없는 청년스러운 상품으로 창업을 한다. 이에 청년상인을 통해 유입된 신규 고객층은 기존 시장 상인들의 상품을 구매하지 않고, 기존 고객층은 청년상인들의 상품을 구매하지 않는다.
세 번째, 지속성 부족이다. 많은 청년몰들이 초반에 반짝 장사가 잘된 반면, 재방문율은 매우 낮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청년들이 지속적으로 메뉴를 개발하고, 업그레이드 해야 하지만 경험이 부족한 청년들이 장사와 연구를 병행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청년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자리에 청년들을 창업시켜야 한다. 상권분석 및 다양한 사전조사를 통해 너무 좋지않은 상권은 피해 입점시켜야 한다. 또한 창업 유(有)경험과 무(無)경험 청년의 비율을 일정비율로 조절해야 한다. 물론 전문가가 일부 도움을 주겠지만 옆에서 지속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경험있는 청년이 함께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끝으로 시장전체의 변화가 필요하다. 청년몰을 통한 시장 일부의 변화로는 지속가능성이 부족하다. 이에 시장상인과 청년들이 하나가 돼 시장전체의 변화를 이끌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최근 전통시장에 평가는 극과극이다.
백종원의 예산시장 활성화 프로젝트로 전통시장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전통과자 바가지 요금문제로 이슈가 되기도 했다. 이러한 국민들의 관심속에서 전통시장은 청년상인과 함께 변해야 한다. 실패를 교훈 삼아 청년과 전통시장 모두를 위한 세심한 고민과 지원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전통시장과 청년이 서로 상생하며 미래의 전통시장을 함께 그려나가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