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정당 현수막 조례 개정 ‘제동’ 행안부 “상위법 위배”…市 “안전 위해 계속 추진” 박선강 기자

2023년 07월 24일(월) 20:43

광주시가 곳곳에 난립한 정당 현수막을 최소화하기 위해 추진 중인 조례 개정에 대해 행정안전부가 제동을 걸었다.

24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9일까지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 산업 진흥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은 ▲횡단보도·버스정류장에서 30m 이내에 설치된 현수막 ▲신호기·도로표지·가로등·가로수 등에 연결해 설치된 현수막 ▲사고 취약지역(어린이·노인·장애인 보호구역)에 설치된 현수막 ▲도로변에 2m 높이 이하로 설치된 현수막을 금지하고 있다.

정당 현수막에 대해서는 ▲정당마다 동별로 4개 이하만 설치 ▲게시기간이 경과한 현무막은 즉시 자체 정비 ▲5·18 폄훼나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 문구 금지 ▲개인 인격을 비방할 목적의 명예훼손 문구를 금지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강제 철거, 과태료 처분 등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광주시는 이르면 8월28일-9월6일 제319회 임시회에 해당 조례를 상정할 예정이다. 현수막 게시가 급증하는 추석 연휴가 포함돼 있어 곧바로 시행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행안부는 지난 19일 공문을 통해 ‘광주시의 조례가 상위법인 옥외광고물법에서 위임하지 않은 사무까지 담아 상위법에 위배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강제 철거, 과태료를 포함한 조례가 상위법을 위배한다는 것이다.

행안부는 또 ‘지방자치법상 주민의 권리 제한, 의무 부과 관련 사항이나 벌칙을 정할 때는 상위법의 위임이 있어야 한다’는 규정도 함께 명시했다.

옥외광고물법과 행안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정당 현수막은 정당 명칭·연락처, 설치업체 연락처, 표시기간(15일) 등을 표기하면 별도 허가 없이 게시할 수 있는데 이를 제한하고 상위법에 없는 과태료 규정까지 담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게 행안부의 입장이다.

이와 관련, 광주시는 옥외광고물법 5조 금지광고물 조항이 신호기나 소방시설을 가리는 경우, 색깔 등이 비슷해 효용을 떨어뜨리는 경우, 교통수단과 이용자 안전을 해치는 경우라고만 돼 있는 등 적용 범위가 명확하지 않은 만큼 명문화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지난 5월 옥외광고물 조례 개정안을 통과시킨 인천과 같은 상황”이라며 “무엇보다 시민·교통 안전이 중요하다고 판단, 조례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박선강 기자